등록날짜 [ 2016-05-09 11:46:38 ]
어느덧 10년째 교회복지부 교사로 충성하고 있다. 처음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1~2년간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기도하는 중에 교회복지부 학생들을 섬기라는 감동이 왔다. 평소 장애인에게 별 관심이 없던 터라 그런 감동을 받고 보니 놀랍고 신기했다. 성령의 감동에 순종해 내 발로 교회복지부로 찾아가서 교사 지원서를 냈다.
첫 예배를 드린 날, 나를 교회복지부에 보내신 주님의 뜻을 깨달았다. 그날 장애인 들이 예배실 강단에서 율동을 했는데, 하나님 앞에 순수하게 몸짓하는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겉은 멀쩡해도 영적으로 온전치 못한 나, 겉모습은 온전치 못해도 하나님 보시기에 온전한 찬양을 하는 저들, 누가 하나님 앞에 더 온전한가?’
저들은 단지 육신에 장애를 가졌지만 나는 영적 장애를 가졌다는 깨달음 앞에 숙연해졌다. 그 후로도 교회복지부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온전치 못한 내 영적 상태를 하나씩 발견했고, 하나님의 눈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됐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섬기는 동안, 하나님 은혜를 더욱 크고 뜨겁게 느끼고 있다.
매주 내가 교회복지부 예배실에 들어서면, 담당한 학생들이 껑충껑충 뛰면서 반겨준다. 정상인 아이들이라도 자기 부모를 그렇게까지 반길 줄 모르는 게 요즘 세상 아닌가! 내가 어디에 가서 그런 사랑을 받아 보겠는가. 교사로서 섬기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세상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는 큰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할 뿐이다.
요즘은 2년째 섬기는 경원이(가명) 문제로 고민이 깊다. 최근 들어 욕하고, 화를 자주 낸다. 담임교사로서 더 사랑하며 섬겨 주지 못해 그런 것 같아 안타깝다. 경원이 부모님은 가게 운영으로 바빠서 먹이고 입히는 것 외엔 아이에게 신경 쓸 틈이 없다. 관심을 못 받고 자라서인지 경원이는 집착이 심하다. 내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계속 건다. 새벽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한다. 매일 자신과 함께해 주기를, 항상 자신만 돌봐주기를 원한다. 마음 같아선 정말 그러고 싶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 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2년이 지나도 변화를 보이지 않아 무척 안타깝다. 때때로 그런 경원이의 모습에서 나를 본다.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것은 잠시뿐, 다시 자아대로 살아가는 악한 모습과 근성을. 경원이를 섬기다 지치면 나를 보며 지쳐 하실 주님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기도한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케 하는 복된 충성의 장소가 교회복지부다.
2년간, 1급 지체장애를 가진 지현이(가명)와 그의 어머니를 섬겼다. 지현이 어머니에게는 우상숭배를 하면 자손 3~4대에 저주가 임하니 자손이 천대에 이르기까지 복 받도록 하나님만 섬기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기도했다.
몇 년 전, 반이 바뀌면서 지현이와 헤어졌다. 몇 달이 지나 지현이 어머니를 만났다. 이제 더는 우상숭배를 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제 어엿이 우리 교회에 정착해 신앙생활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하나님께서 교회복지부 교사와 여러 직분자를 기도하게 하셔서 응답하신 일이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체험했다.
올해는 온유실(35세 이상 장애인)에서 교사를 맡고 있다. 온유실 회원들은 장애인 중 비교적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한다. 주님의 심정으로 품고 이들을 천국 가는 길목으로 잘 안내하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부족한 자를 써 주시는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린다.
/송계숙 교사
교회복지부
위 글은 교회신문 <4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