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5-16 12:54:51 ]
교회학교 교사로 충성한 지 올해로 21년째다. 나는 교사가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하지만 윤석전 담임목사님의 ‘무보수 전도자학교’ 강의를 들으며 하나님 말씀에 대한 눈과 귀가 조금씩 열려 가고 있던 터라 용기를 냈다. 또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대하면 부족한 내 모습을 잊고 진심으로 아이들의 영혼을 섬길 용기가 나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교사 지원서를 냈다.
교사로서 어느덧 강산이 두 번 변할 만큼 많은 세월이 흘렀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애틋한 추억들이 속속 떠오른다.
노량진성전 당시, 교사가 생일을 맞으면 동료 교사들이 진솔한 마음을 담은 편지나 엽서를 조그마한 선물꾸러미와 함께 전해 주었다. 그중에는 “선생님의 변함없는 신앙 자세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모습에 큰 은혜를 받아요”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지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런 응원을 받고 나면 금세 힘을 얻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언제나 변함없이 신앙생활 바로 해서 내가 맡은 한 아이도 믿음에서 떠나지 않고 영혼의 때에 꼭 천국 가도록 기도해야겠다고 마음먹곤 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은 ‘교사글로리아’ 찬양대원이 된 일이다. 때는 바야흐로 1998년, 교사글로리아 찬양단을 뽑는다는 공지가 떴다. 사실 나는 엄청난 음치다. 그런데도 얼마나 교사글로리아 찬양단이 되고 싶던지, 그 사모함과 열정이 대단했다. 내 노래 실력을 아는 지인들은 모두 만류했다. 하지만 나는 주님께 간구하여 ‘교사글로리아’ 찬양대원이 되었다. 주님께서는 역시 마음의 중심을 보는 분이시다.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는 주님 앞에서 그리 중요치 않다. 그렇게 2년간 ‘교사글로리아’ 찬양대원으로서 십자가 보혈로 내 죄를 사해 주신 주님의 은혜를 마음껏 찬양하며 기쁘게 교사생활을 했다.
교사생활 20년 중에 기억에 뚜렷이 남는 학생이 있다. 당시 초등 4학년이던 소희(가명)라는 아이다. 당시 교회학교에는 신입반 위주로 드리는 1부 예배와 전체 학생이 모여 드리는 2부 예배가 있다. 소희는 1, 2부 예배를 모두 드렸다. 어린 아이지만 주님을 사랑하는 신실한 모습이 무척 예쁘게 보였다. ‘내년에 5학년이 되면 우리 반에서 친구들을 섬겨 주었으면 좋겠네’ 하고 내심 바랐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진짜 우리 반이 되었다. 소희는 부모가 이혼을 해서 교회 근처 고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었지만, 어려운 환경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달란트대회 같은 행사에서 뛰어난 율동 솜씨와 손재주로 주요 멤버로 활동했다. 나는 그런 소희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예수 안에서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하길 기도했다. 지금도 소희는 교회에서 훌륭한 믿음의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천국은 하나님의 은혜로 가는 곳이다. 아이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를 알고 그 은혜로 날마다 죄를 회개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주님께 예배드리도록 도와주고 섬기고 인도하는 것이 교사들의 임무이자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사랑이다. 그럴 때 주님께서도 우리 교사들을 예수 안에 있도록 인도하시고 영혼을 더욱 사랑하며 섬기도록 힘 주신다. 교사 직분은 나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매이게 하는 든든한 사랑의 끈이다. 부족하기만 한 자를 20년간 변함없이 어린이들의 영혼을 섬기게 써 주시고 날마다 주님의 은혜를 더욱 알아 가게 하시는 은혜, 그저 감사뿐이다. 20년을 한결같이 사랑해 주시고 써 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성갑 교사
오류-온수부
위 글은 교회신문 <48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