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6-20 14:30:44 ]
몇 해 전에 연세중앙교회에 왔다.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대속물로 내어 주시기까지 인류의 죄를 사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내가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던 중, 발달장애인을 섬기는 교회복지부 교사로 충성하겠다고 지원했다. 처음에는 두렵고 떨렸다.
‘성경 말씀을 잘 모르는 나같이 무지한 사람이 과연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사모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섬기자 주님께서 그들 가운데 일하셨다.
처음 맡은 학생은 현수(가명)였다. 현수는 말도 잘 못 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해 누워 있어야 하는 중증 장애인이었다. 일반인에게 복음을 전해도 깨닫고 천국 갈 믿음을 소유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발달장애인인 현수에게 어떻게 복음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우선 현수와 가까워지고 싶어서 어색하더라도 손을 잡고 함께 율동하고 기도해 주었다. 육신의 생각으로는 현수가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그 영혼은 반드시 듣는다’라는 믿음으로 공과 자료를 보여 주며 꾸준히 복음을 전했다.
그러자 현수가 점점 변했다. 예배 시간에도 “아멘” 하며 말씀을 듣고, 내가 “신앙생활 잘하다 천국 가야지?”라고 물으면 고개를 끄덕였다.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자 사람의 생각으로는 조금도 변화할 것 같지 않은 회원들에게도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믿음을 성장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은혜를 크게 체험했고 교사로서도 큰 보람을 느꼈다.
올해는 소망실(25~35세 대상 발달장애인 섬김 부서)에 소속돼 경진(가명)을 만났다. 경진이를 비롯해 맡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고민하는데 동료 교사가 조언해 주었다.
“유창하게 복음을 전하지 않아도 꾸준하게 성경 말씀을 전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경진이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 성경을 한 장씩 읽어 주기로 했다. 가끔 사정이 생겨 제시간에 전화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런 날은 경진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성경을 읽어 달라고 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단지 하루에 성경 한 장씩 읽어 주기만 했을 뿐인데 경진이는 성경 말씀 듣기를 사모하고 주일예배 드리는 자세 역시 확연히 좋아졌다. 경진이가 얌전히 앉아 예배를 드리자 다른 학생들도 덩달아 사모하며 예배를 드린다.
그 후 소망실 모든 회원이 성경 구절을 쓰고 있다. 경진이는 하루에 성경을 네다섯 장씩 쓸 만큼 사모해 몇 주 안 되어 마태복음을 다 썼고, 성경 쓰기 시상식에서 상도 받았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때로는 교사인 내가 기도하지 못하고 성령 충만하지 못해 교회복지부 학생들을 잘 섬기지 못할 땐 마음 아프다. 이런 나약한 자에게도 영혼을 맡겨 주시고 교사로 충성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부끄럽고 한편으로 죄송하다. 비록 하나님 앞에 보잘것없고 부족하지만 그만큼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전하기 위해 기도하며 성령 충만받아 충성하리라. 앞으로도 교회복지부 지체들의 영혼을 섬기며 주님께 받은 은혜를 보답하리라 다짐한다.
/이주현 교사
교회복지부
위 글은 교회신문 <4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