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영혼을 섬기는 귀한 직분

등록날짜 [ 2016-08-23 11:52:49 ]

2년 전, 교회학교 고등부를 막 졸업했을 때였다. 친구들과 함께한 추억이 새록새록 쌓인 고등부에 남고 싶었다. 때마침 고등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충성할 교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고등부에 교사 지원서를 냈다.

막상 고등부 교사가 되고 보니, 담당한 아이들과 기껏해야 한두 살 차이가 났다. 일명 또래교사.’ 아이들은 친누나’ ‘친언니처럼 편하게 대해 주었다.

수개월 지났을 때, 수원흰돌산수양관에서 중·고등부 성회가 열렸다. 성회에 처음 참석하는 지현이(가명)는 성회 둘째 날 저녁, 숙소로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설교 말씀에 은혜를 받고 싶은데 집중이 안 되고, 기도도 못 하겠어요.”

하나님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진정시키고 차분히 말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 그때 내가 부르지 아니하면 내게 올 자가 없느니라라는 하나님 말씀을 붙들었어. 아직 성회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좌절하지 마. 하나님께서 지현이를 이곳에 부르신 이유가 있어. 남은 시간에 사모하며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실 거야.”

이튿날, 지현이는 방언은사를 받았다. 2년이 지났다. 청년회에 올라간 지현이는 지금도 교회에서 나를 보면 선생님~” 하며 달려온다. 여전히 친언니 같은가 보다.

또래 교사가 겪는 어려움 중, 학부모 대하기는 단연 으뜸이다. 교사 2년 차인 올해는 중등부를 맡았다. 중학생은 대개 부모 의견에 따른다.

교회에 가지 마!”

비신자 부모가 던진 한마디에 아이는 주일예배를 드리러 오지 못한다. 이번 하계성회를 앞두고 비신자 학부모 설득에 집중했다. 학부모 눈에는 갓 스물을 넘긴 초보 교사가 어리게만 보일 터. 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왜 아이들이 성회에 참석해야 하는지 예수 심정을 가지고 조곤조곤 말씀드렸다.

비신자 부모라도 대부분 교회를 좋은 곳이라 여긴다. 여기에 아이들이 합세한다.

성회 가서 은혜받고 올게요” “다녀와서 부모님께 더 잘할게요

자녀가 호소하면 성회 참석을 허락한다. 그렇게 해서 올여름 중·고등부 성회에 참석한 우리반 아이가 5.

성주(가명)는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세 번째 참석했다. 성회에 갈 때마다 신난다는 성주. 어느새 믿음이 자랐다. 가족 행사가 있는 날에도 교회에 와서 예배드린다.

오전 11시에 하는 학생 1부 예배를 드리고 올게요.”

성주는 친구들이 주일에 놀러 가자고 해도 뿌리친다.

오늘은 교회 가야 해.”

기특하다. 우리 가족과 친척은 대부분 예수 믿는다. 나를 위해 중보해 줄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반면 내가 섬기는 학생들은 비신자 부모 슬하에서 홀로 신앙생활 하는 아이가 많다.

기도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래서 기도할 때 더욱 애절해진다.

주님, 하루도 빼먹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게 해 주세요. 아이들이 예수 믿고 변화하게 해 주세요!”

교사로 학생들을 섬기다 보면, 내 영혼도 덩달아 살아난다. 학생들을 위한 기도를 쉴 수 없다. 영혼을 맡은 자로서 신앙생활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 영혼 관리자인 교사 직분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주님께 계속 교사로 쓰임받고 싶다


/
김소연 교사

2중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4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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