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부 교사 충성하며
공감과 감정 표현 서툴던 모습 차츰 변하게 돼
아이들 위해 기도하며 내 모습도 발견하고
주님 닮은 인격으로 바뀌고 있어
공감 언어 사용 능력 ‘제로(0)’. 감정 표현 능력 ‘제로(0)’.
내 성격을 수치화하면 나올 법한 결과다. 물론 좀 과장된 수치이긴 하지만…. 참 무미건조한 성격인 건 틀림없다. 모든 일에 무덤덤하고, 그때 느낀 점을 바로 표현하기보다 마음 깊은 곳에 담아 둔다.
이런 성격 탓에 사람에게 감정 표현하는 일이 어색하다. 또 하나님께 받은 사랑에 감사를 나타내는 데도 매우 서툴다. 하나님은 이런 나를 불쌍히 여기신 걸까. 하나님은 ‘심유나 갈아엎기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계획하신 게 분명하다. 무미건조한 내가 활기 넘치는 교회학교 유아부(4~5세)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간 걸 보면….
유아부 첫 예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우선 찬양 인도하는 선생님의 말투와 몸짓에 압도당했다.
“유아부 친구들, 안녀어엉~?” “우리 한번 찬양이를 불러 볼까? 차안양아~ 나~와라아~”
유아부 교사는 다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됐다.
‘과연 내가 아이들을 저렇게 대할 수 있을까?’
둘째 충격은 ‘죄’ ‘회개’ ‘천국과 지옥’ ‘예수 피’라는, 성경 그대로 표현한 원색적 찬양 가사였다.
“예수 피가 쭉! 쭉! 쭉! 내 마음에 촉! 촉! 촉!”
말씀 시간과 공과 시간에도 충격은 이어졌다. 모임 내내 얼떨떨한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유아부 첫 예배는 그렇게 강력한 인상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어느 날 유아부 팀장님이 메시지를 보냈다. ‘2017년 유아부 교사로서 각오를 말해 주세요.’ 대전에 거주해 주일에만 서울 오는 환경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다.
‘용감한’ 답신을 보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에 20분씩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그 후 실전에 돌입했다. 기도 시간을 확보하려면 잠을 줄여야 했다. 쉽지 않았지만 주님께서 힘을 주셨다. 결국 아침마다 20분씩 기도했고, 기도하다 보면 아이들을 위한 기도말이 계속 떠올랐다. 또 집중해 기도하면 목표 기도 시간을 넘겨 때로는 1시간가량 기도할 때도 있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마귀가 온갖 세상 문명과 지식으로 미혹할 냉혹한 영적 실상을 떠올리면 도저히 기도를 쉴 수 없었다. 아이들이 예수님을 사랑해서 죄를 미워하고, 십자가에 매달려 쏟으신 예수님의 피의 공로를 잊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아이들의 심비에 하나님 말씀이 새겨져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믿음 생활에 승리해 끝까지 천국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눈물 쏟아 기도했다.
기도할 때 주님은 내 모습을 발견하게 하셨다.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에게 냉랭하고 사랑 표현에 인색하던 모습을….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넨 적 없고, 중보기도 한번 마음 쏟아 한 적이 없는 모습을 깨닫고 마음 한편이 아렸다. 그 후 기도 시간에 꼭 우리 가족을 포함해 기도했다. 가족 모두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 증거를 가진 자로서 예수님 시인하는 삶을 살게 해 달라고. 그렇게 한 해 동안 내 인격은 주님 은혜 가운데 수정돼 갔다.
사랑 없는 내게 사랑을 가르치시는 주님의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충성하게 하신 분도, 그에 응답하신 분도 주님이시다. 나를 사랑하셔서 이 모든 일을 행하신 주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심유나 교사(유아부)
위 글은 교회신문 <557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