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9-11 08:09:00 ]
비신자 학부모들 처음엔 강퍅하게 대하지만
꾸준히 심방하면 진심 알고 마음 문 열어
스마트폰에 시간 허비하는 아이들 안타까워
부족하지만 좋은 교사 될 수 있기를 소망
어린 시절엔 하나님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 부모님이 예수를 믿지 않아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모가 나와 동생을 전도해서 마포구 아현동에서 동작구 노량진까지 매주 교회에 다녔다.
그 당시는 교회가 너무 먼 것 같고,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무척 길게 느껴져서 매주 교회에 오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기도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점차 교회에 다니는 재미를 느꼈고, 예배드리다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그때 결심했다. 언젠간 나도 교사 직분을 맡아 나 같은 비신자 가정 어린이를 꼭 주님께 돌아와 예수 믿고 구원받게 하는 일에 쓰임받겠다고.
20년 후인 2016년, 꿈에 그리던 교회학교 교사가 됐다. 청년회 때, 10년 넘게 영혼 섬김 직분을 맡아 본 터라 ‘어린이 섬김도 늘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라며 안일하게 준비했다.
현실은 녹록잖았다. 어린이들은 순수하고 마음이 여려 성인보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과 기도가 필요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동료 교사와 함께 부르짖어 기도하게 됐다.
올해는 야곱학년(초등3·4) 신입팀장을 맡아 신입반 어린이 15명을 섬긴다. 대부분 부모가 비신자다. 아이를 예배에 참가시키려면 매주 치열한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한다. 아이들에게 주일에 꼭 예배드리러 오라고 단단히 약속해도, 부모의 사정에 따라 변수가 많다.
그래서 신입반 교사들은 토요일마다 아이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한다. 부모께 인사한 후 신신당부한다. “내일 00이가 꼭 교회에 오게 해 주세요.” 아이와는 맛있는 간식을 먹으면서 한 주간 학교·교회·집에서 일어난 일이나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주일에 꼭 함께 예배드리자”고 약속한다.
비신자 학부모들은 처음엔 강퍅하게 대하는 편이지만, 교사가 꾸준히 심방하고 기도하며 다방면으로 노력하면 그 진심을 알아주고 대부분 마음 문을 연다. 또 아이가 교회에 와 있는 동안 부모가 걱정하지 않도록 자주 사진을 찍어 휴대폰으로 전송해 준다. 진실하게 예배드리는 모습, 친구들과 노는 모습, 레크리에이션·공과공부 장면 등이다. 아이 생일은 물론 부모 생일도 기억해 두었다가 축하 문자를 보내거나, 작은 선물을 전하면, 별것 아니어도 성의가 고마워 마음을 여는 경우도 꽤 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에 중독돼서 그런지, 예배 시간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말씀도 집중해서 듣지 못한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담임목사님의 안타까워하시는 심정을 동감하게 된다. 또 그런 아이들은 정서 결핍인 경우도 있어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나 역시 처음 교회에 다닐 때, 비신자 부모 그리고 가정경제의 어려움 탓에 하루하루 힘들었다. 그래도 담임목사님의 설교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위로받았고, 선생님들이 베풀어 준 사랑과 기도 덕분에 교회에 정착했다. 나를 섬겨 주신 그분들처럼 나도 좋은 교사가 되고 싶지만, 마음뿐 실천력이 부족하다. 앞으로 더욱 기도하고 열심을 내서 맡겨 주신 아이들을 비롯해 수많은 영혼을 살리기를 소망한다. 부족한 자를 어린이 영혼을 살리는 교사로 사용해 주신 주님께 감사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김수아 교사(초등부 야곱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59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