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신입반 어린이들 섬기며 주님 심정 더 알게 돼 감사

등록날짜 [ 2019-02-07 20:35:08 ]



때론 속상하고 회의감 느낄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주님이 나와 함께하심이 느껴져
비신자 가정 아이들 신앙성장 모습에 감사


교회학교 교사로 충성한 지 9년째다. 초등부 새신자 담당 디모데신입반과는 어느덧 3년째 인연을 맺고 있다. 디모데신입반 어린이들은 부모가 대부분 예수를 믿지 않는다. 이런 비신자 가정 아이들을 섬기면서 감사한 점은 메마른 곳에 복음이 전파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한다는 것.


주님이 일하시고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감격스럽고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

들이 예배를 소중히 여기지 않아 결석하고, 예배드리러 와서도 은혜받지 못할 때 아픈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주일 오전 10시면, 교회 차(스타렉스)를 타고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간다. 꼭 오기로 약속한 아이들이 오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본다. 통화가 안 되면 집으로 찾아간다. 늦잠 자는 아이들을 깨운다. 주일 늦잠에 푹 빠져 교회 가지 않으려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어르고 달랜다. 아이들이 사는 집을 찾아 이리저리 바삐 다녔지만, 아직도 차엔 빈자리가 많다. 교회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차마 운전대에 손이 가지 않는다. 받지 않는 전화를 붙들고 고민한다. ‘혹시 다시 한 번 전화하면 아이가 받으려나, 전화벨이 자꾸 울려 싫어할까’


망설이다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다. 결국 받지 않아 차에 빈자리를 여럿 남긴 채로 교회로 돌아온다. 그런 날은 하나님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교회로 돌아가면서 오늘 내가 뭐한 것인지, 왜 아이들에게 변화가 성큼성큼 보이지 않는지 속상하다. 전날인 토요일에 아이들을 심방할 때 그들과 좀 더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그때 왜 주일에 교회 와야 되는지 좀 더 진실하고 애절하게 말해줄 걸,’ 매일 저녁기도 시간에 아이들을 위해 더 눈물로 더 기도하지 못한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때론 아이들이 야속하기도 하다. 분명히 일어났을 시간인데, 토요일에 그렇게 교회 오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 전화를 받지 않다니…. 부모 핑계 대며 너무 뻔한 거짓말을 할 때는 내게 능력과 영력 없다는 것에 울컥해서 목젖이 아릴 정도다. 또 회한의 기도가 한없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이는 동안, 어느새 차는 교회로 들어선다. 아이들을 데리고 예배실에 일단 들어서면, 복잡한 마음을 서둘러 추슬러야 한다. 예배에 은혜받으러 하나님이 보내주신 아이들이 눈을 초롱초롱 뜨고 찬양과 예배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예배를 온전히 드릴 수 있도록 장난치는 아이들을 멈추게 하고, 예배에 집중하도록 예배 태도를 잡아준다. 기도 시간에는 결석한 아이들까지 일일이 한 명 한 명 이름 불러 가며 간절히 기도해주고 나면, 언제 속상했냐는 듯 마음은 풀어지고 돌아오는 토요일에 다시 아이들을 찾아가서 만나 다음 주일에 꼭 주님께 드리는 예배에 데려올 생각에 마음 부푼다.


교사로서 부족한 점 투성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의 짐을 진 듯하다. 책임감과 부담감도 크다. 하지만 교사 직분을 맡으면서 예전보다 주님 심정을 조금이나마 더 알게 됐다. 때때로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 부족한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주님께 더 기도하게 돼 감사한다. 또 전도할 때면 주님이 부족한 나와 함께하심이 느껴진다. 비신자 가정 아이들이 조금씩 신앙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올해도 나를 비롯한 교육국 모든 교사를 사용하실 하나님의 크신 역사가 기대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곽호영 교사(초등부 디모데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61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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