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님, 나같이 부족한 자도 교사로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록날짜 [ 2019-03-29 14:42:05 ]



고3 제자가 학평 땜에 예배 빠진다 하자
벌써부터 빠지면 어떡하느냐 해놓고
정작 교사인 나도 이 핑계 저 핑계 대


“진우(가명)야, 함께 저녁 예배 드리자. 고3 수험생활 이제 시작인데 지금부터 예배를 빠지면, 수능이 얼마 안 남을 때는 주일에 교회 오는 시간도 아깝게 느껴지게 될 거야.” 진우는 마지못해 수긍하며 집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저녁 예배 찬양이 울려 퍼지는 성전으로 향했다.


동계성회에서 은혜를 듬뿍 받은 지 겨우 두 달인데…. 고등학교 3학년인 우리 반 학생들은 개학과 동시에 매일 참석하던 기도모임 결석은 물론, 주일 예배까지 한두 명씩 빠지기 시작했다. 주일 공과 시간에 학생들과 한 주간 예배와 기도 생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웠다.


“진우야, 이번 주는 예배 빠지지 말자!”


“쌤,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이제 곧 3월 학평(전국연합학력평가)이라 공부해야 하니 저녁 예배는 안 드리고 집에 가면 안 될까요?”


평소 예배 때 은혜를 사모하던 학생이어서 내심 놀랐다. 하지만 나도 중·고교 시절에 ‘공부냐, 예배냐’ 딜레마에 빠진 적이 있었기에 진우에게 진실하게 권면했고, 진우는 겨우 마음잡고 저녁 예배 시간에 나와 나란히 예배석에 앉았다.


곧이어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말씀을 전하셨다.


“바쁘다는 핑계로 예배드리지 않는 사람들은 ‘예수 제일주의’로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삶에서 최우선이 아니라면 불쌍한 사람입니다.”


마치 진우에게 하시는 주님의 음성 같았다. 진우가 하나님의 애절한 심정을 알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다. 설교가 끝나고 통성기도 시간, 간절하게 부르짖지 못하는 진우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서영아, 진우의 모습이 바로 네 모습이란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입으로는 주님 일이 먼저라고 말하면서도, 실상은 육신의 일을 먼저 하는 내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주님, 오늘은 몸이 아파서 기도하러 못 갈 것 같아요.” “주님, 저 이것만 하고 교회 갈게요.” 예수님은 나를 죄와 사망과 저주에서 살리시는 사명을 일순위로 여기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는데 나는 주님 일을 뒷전에 미루고 육신의 소욕을 우선시 하고 있는 모습을 깨달아 주님께 잘못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어릴 때 우리 교회에 와서 교회학교 선생님들의 따뜻한 사랑과 섬김 덕분에 방황 없이 중·고교 시절을 보내며 신앙생활 했다.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학생들을 섬기고 싶었다. 고등부를 졸업하자마자 교사 지원서를 낸 것이 벌써 2년 전이다. 교사로 충성하면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단연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 성회다. 마지못해 성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하나님 생명의 말씀 앞에 회개하고 ‘쌤, 저 은혜받았어요!’ 하며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면 힘들고 지쳤던 기억들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셔서 구원하시고 귀한 교사 직분을 맡겨주신 주님 은혜에 감사하며 모든 영광과 찬양을 주님께 올려 드린다.        


/김찬미 기자

최서영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6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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