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위한 눈물의 기도가 열 마디 말보다 낫더라고요”

등록날짜 [ 2019-07-12 16:05:27 ]


주일 하루만 만났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토요일마다 함께 미술공부와 노방전도로
아이들 잘 알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


2년 전, 교회학교 이삭부(초등 5~6학년) 6학년 담임이 됐다. 교회학교 교사가 되고 보니 마냥 설렜다.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가르쳐야 하지?’ ‘내가 교사로서 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무엇을 할까?’ 고민이 정말 많았다. 어떻게든 주님 기쁘시게 교사로서 제 몫을 하고 싶었다.


가정 사정 때문에 외국인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둘은 주말이면 영등포나 부천 거리를 헤매고 다녔다. 예쁜 여자아이들이라 여간 걱정되는 게 아니었다. 말로만 ‘그러지 마라’ 하기보다는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같이 전도하고 싶었지만, 놀기 좋아하는 나이라 몇 번 하다 말 것 같아 디자인 관련 전공을 살려 미술활동을 하기로 했다. 상황이 비슷한 아이 6~7명을 모았다. 주말에 혼자 지내거나 노래방을 전전해야만 했던 아이들도 함께했다. 토요일 오전에 이삭부실에 모여서 데생을 하고 색연필과 수채물감으로 식물을 표현하는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를 했다. 그날그날 수업을 마치고 부모님들에게 아이들 작품을 보여 드리면 고마워하면서 교사를 믿어 주었다.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2시간가량 하고 점심을 먹은 후엔 노방전도 하러 갔다. 가끔 통일전망대나 꽃시장에도 갔다.


노방전도 때면, ‘할당된 전도지를 다 나누어 주는 미션’을 완수하려고 자신의 낡은 슬리퍼 대신 내 운동화를 질끈 묶어 신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활기차게 전도지를 건넸다. 멋쩍어하면서도 거절하는 행인을 향해 “꼭 예수님 믿으세요!” 외치면서 전도지를 다 나눠 주고는 내게 달려와 “선생님 다 했어요!” 외치는 아이들. 그들의 모습에서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주일 하루만 만날 때는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도하려면 1년이 짧다’고 생각했다. 토요일마다 함께 지내면서 대화를 많이 나누니 아이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져 주님께 감사했다.


지난해엔 이삭부 교사로, 올해는 요셉부 총무로 충성하고 있다. 내 힘으로 잘해 보려 했지만 내 안에는 선한 것이 하나도 없기에 기도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내게 맡겨 주신 아이들의 영혼을 위한 눈물의 기도가 내가 가르치는 열 마디 말보다 낫다는 것을 알게 하셨기에 매일 아이들을 위해 눈물 흘린다.


주일 아침 정성껏 단장하고 교회에 와도 충성을 마무리할 쯤엔 온몸이 땀범벅이다. 하지만 내 열심은 의(義)가 될 수 없다. 나의 의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피 흘리신 십자가다. 소망 없는 죄인인 나를 충성의 자리로 불러 주신 주님.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가 되길 원한다. 삶에서 예수님이 만나 주시길 원한다.


지금까지 교사로 나를 써 주시고 또 앞으로 사용하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왕영진 교사(요셉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63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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