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천방지축 아이들 모습 어쩌면 하나님 앞의 내 모습”

등록날짜 [ 2019-08-06 11:45:48 ]



야단칠 때는 주님 마음 온데간데없어지는
철없는 나를 기다려 주시는 주님께 감사
우리 반 아이들 위해 더 기도하리라 다짐


2018년을 마무리할 무렵, 아내가 제안했다. “내년에 초등부 교사로 함께 충성해요.” 손사래를 쳤다. 내 영혼 챙기기도 벅찬데 누구를 섬길까 싶었다. 며칠 후, 아내가 교사지원서를 제출하면서 내 것도 함께 제출했다는 말에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서 내게 신앙생활의 새로운 기회를 주시려 일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도하면서 교사로 일할 준비를 했다.


아이들과 만난 첫날이 지금도 생생하다. 순수한 눈망울로 하나님을 진실하게 찬양하고, 집중해서 설교 말씀을 듣고, 차분하게 앉아 공과 공부하는 모습! 그러나 이런 모습은 초보 교사의 상상 속에나 있는 일일 뿐, 현실은 당황을 넘어 충격 그 자체였다. 예배 시간, 공과 시간 가릴 것 없이 장난치고 떠드는 아이들에게 제발 조용히 하자며 목소리를 높여야 했다.


아이들을 만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도’였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할수록 내가 할 일은 기도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번 주일에 아이들을 만나면, 부드러운 목소리로 섬기고, 일주일간 하나님 은혜를 나눠야지’라고 마음먹어 보지만, 천방지축인 아이들 앞에 서면 어느새 목소리가 높아지고, 주님 마음은 온데간데없는 나를 발견한다. 아이들은 변하지 않는 것 같고, 나는 아무 능력 없는 것 같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낙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나를 조금씩 갈고닦아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느낀다.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다 보면 어느 땐, 마음이 아파 눈물만 흐른다. 하나님께서 아이들 심령에 상처와 아픔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하신다. 그런 아이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줄 분은 오직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기에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특히 부모님이 영적으로 세심하게 돌아보지 못하고,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아이들의 부모님과 형제를 위해 더욱 기도하게 된다. 우리 반 모든 아이가 예수 피의 공로로 회개하고 성령 충만해 예배하는 자로 세워지도록 더욱더 기도하리라 다짐한다.


교사가 된 지 벌써 8개월 됐다. 그동안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정말 많다. 아이들의 모습이 곧 하나님 앞의 내 모습임을 깨닫는다. 철없는 나를 바라보시며 아파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며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마음! 교사로 충성하지 않았으면 절대 느끼지 못했을 주님 심정이다.


지금은 아이들을 위하는 척하며 나를 드러내는 교만과 오만을 회개하고 있다. 신앙생활의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와 치열한 영적 싸움을 하면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회복되고 있다. 나 같은 죄인에게 한없이 은혜와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께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무것도 아닌 보잘것없는 자를 구원하시고, 어린이를 섬기는 교사로 세워 충성할 기회 주신 주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여재현 교사(이삭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6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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