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주님, 우리 반 아이들에게 예수님 사랑 전하게 해 주세요”

등록날짜 [ 2019-08-19 13:16:26 ]



옛 초등부 선생님 전화 받고 2년 전 교사 돼
예쁘고 귀하고 천방지축인 아이들에게
해 줄 것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때 많지만
하나님께 쓰임받는 일꾼으로 세워지길 소망



2년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10여 년 전 초등학생 때 나를 섬겨 주시던 교회학교 선생님이었다.


“재은아, 초등부 어린이들을 섬겨 보지 않을래? 어린이들을 사랑해 줄 교사가 필요해.”


아이들을 섬길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 바로 ‘네’라고 말씀드리지 못했다. 며칠 후 선생님께서 다시 연락하시자 ‘두 번이나 부탁하신 걸 보면 하나님께서 나를 필요로 하시는구나’ 여겨져 2018학년 초등부 교사로 지원했다.


처음 아이들을 만나기 전날, 밤잠을 설칠 만큼 긴장했는데,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니 예쁘고 귀한 아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공과 시간에 쉴 새 없이 떠들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반 아이들을 어떻게 챙겨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통솔력이 부족하고 말도 재밌게 하는 편이 아닌내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교사로 충성하는 내내 아이들에게 해 줄 것이 없어 답답하고 속상할 때가 잦다. 기도밖에는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아이들을 위해 더 힘껏 기도했다.


“주님, 제가 가진 것이 없어요. 오직 제 안에 있는 예수님 사랑밖에 없으니 예수님 사랑을 전하게 해 주세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어린 나이였지만 꽤 절망에 빠졌던 것 같다. 나를 위로해 줄 분이 이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매년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사랑과 관심으로 아버지의 빈자리를 메워 주셨다. 든든한 배경 되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선생님들을 통해 받았다.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당시 나를 섬겨 준 분들을 교회에서 마주칠 때면 감사해서 가슴 벅차오른다. 받은 사랑을 갚을 길 없어 내게 맡겨 주신 아이들에게 그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자 교사로서 더욱 책임감을 가져 본다.


어느새 20대 후반이다. 성장하고 보니 어릴 때부터 담임목사님께 하나님 말씀을 듣고 자란 것이 큰 축복임을 깨닫는다. 어릴 때는 설교 말씀을 들어도 그 깊은 하나님 사랑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라는 히브리서 4장 12절 말씀처럼, 듣고 흘려버린 줄 알았던 말씀들이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해 허우적거릴 때마다 하나님 뜻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옳은 방향으로 인도해 주셨다. 교회 개척 이후 30년 넘는 세월 동안 자기 육신보다 성도 영혼을 사랑해 한결같이 목숨 걸고 목회하시는 담임목사님을 뵐 때면 목사님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내게 부어 주신 하나님 사랑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싶다.


역대하 34장에 등장하는 요시야 왕은 8세에 남유다 왕위에 올랐다. 16세에 하나님을 찾았고, 20세에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우상숭배를 멸해 남유다를 개혁했다. 내가 담당한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알고 찾으며 하나님께 쓰임받는 일꾼으로 세워지기를 소망한다. 나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시고 사용해 주신 주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백재은 교사(이삭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63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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