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8-22 16:02:38 ]
학부모와 아이들 신앙상담 때 간곡히 당부
나도 어릴 때 지금 아이들 모습과 같았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이 참고 기도해 주셔서 변화
아이들 기억에 오래 남는 선생님 되고 싶어
5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교육국 교사가 됐다. 왕초보 교사여서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허둥대다 2년을 보내고 입대했다.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교회학교 전도사님과 선생님께서 다시 권유하셔서 ‘이번엔 제대로 아이들을 섬겨 보리라’ 다짐하면서 교사 충성에 나섰다.
세월이 흘러 철이 좀 들었는지, 이제야 교사 역할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이들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그 날’이 오도록 기도하며 기다려 주는 것이다. 교회학교에서 예배드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어떤 아이는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말씀도 집중해서 듣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전도사님이 말씀을 전하시면 시계만 쳐다보고 통성기도 때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지루해한다.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한편, 나도 그들과 똑같은 시기를 겪었기에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나는 연세중앙교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명 ‘연세 키즈’다. 태어나기 전에 부모님은 연세중앙교회에서 청년부 생활을 거쳤고, 나는 부모님 품에 안겨 우리 교회를 다녔고, 글을 읽고 쓰기 전부터 담임목사님의 성령 충만한 말씀을 늘 들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나서야 제대로 된 신앙생활의 첫걸음을 뗐다.
학부모님들과 자녀의 신앙에 관해 상담할 때 철없는 아이들이 신앙생활 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다 말해 드릴 수 없어 “하나님이 반드시 응답하시니 믿음으로 기도해 주세요”라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다. 나도 어릴 때는 예배시간에 장난치고 싶어 좀이 쑤실 때가 많았지만, 선생님과 부모님이 참고 기도해 주셨기에 철이 들면서 주님을 만나 변화됐다. 이제 교사가 되고 보니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해 주님께 기도하게 된다.
교사 경력은 짧지만, 벌써 하나님의 응답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 반에 고집 센 아이가 있다. 예배드리러 잘 오지 않는 아이를 간신히 달래 교회에 데려다 놓으면 아무 말 없이 차로 10~15분 걸리는 집까지 그냥 걸어가 버리기도 했다. 맥이 빠졌다. 그런데 그 아이가 요즘 들어 가끔 주일 아침 일찍 교회 차를 타는 장소에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은 예배 시간에 도망쳤다가 슬그머니 제자리에 돌아와 있기도 했다. 하나님께서 조금씩 바꿔 가고 계시다는 것을 느낀다.
올해 신입반을 맡았다. 부모님이 예수를 믿지 않는 아이가 대부분이다. 부모 눈치를 보느라고 예배드리러 맘 편히 교회에 오지 못 하면서도 주 안에서 믿음이 점점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만난 하나님을 제대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갈수록 강해진다. 또 그동안 나를 섬겨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신앙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선생님들이 떠오른다. 나도 그분들처럼 섬기는 학생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주님께 그만큼 사용되고 싶다는 의미다. 나를 교사로 불러 주시고 사용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강대철(디모데 신입반)
위 글은 교회신문 <63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