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우리반 꼬맹이들 만나서 반가워 선생님이 더 사랑하고 관심 가질게”

등록날짜 [ 2019-09-26 12:17:40 ]



올해부터 4~5세 친구들 섬기는 왕초보교사

천방지축 아이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난감할 때도 많지만 주님께서 일하실 것 확신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더 관심 두고 기도할 것


연세중앙교회 다니는 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모태 연세산’이다. 대학생인데, 나도 모르게 신앙의 타성에 젖어 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정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교회에서 무엇이든 충성해서 신앙을 다잡아야겠다’는 감동을 받았다. 주님께 기도하던 중, 친구가 연락했다. 교사로 함께 충성하자고.


처음에는 주저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거나 섬길 상태가 아니라 여겼다. 하지만 며칠 동안 기도해 보았더니 주님께서 내가 교사로 충성하기를 바라신다는 확신이 들었다. 친구도 주님께 감동하여 내게 권면했다고 했다. “모든 것이 주님께서 계획하신 일”이라며 감사를 주님께 돌렸다.


처음엔 한 아이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4~5세 아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몰라 떨리기도 했다. 첫 공과 시간은 한눈팔 새 없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로 지나갔다. 폭풍이 왔다간 듯했다.


인상 깊은 점은 조그만 꼬맹이들이 의젓하게 앉아 설교 말씀을 듣고 부모님에게 보고 배운 대로 기도하는 모습이었는데, 그중 눈에 확 띄는 아이가 있었다. 5세 하람(가명)이는 찬양 시간이면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채 뛰면서 열정적으로 찬양했다. 기도 시간에도 절대 눈을 뜨지 않고 흐트러짐 없이 두 손을 모아 ‘기도 손’ 자세를 취했다. “엄마가 알려주셨어요”라며 곧은 자세로 앉아 예배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람이가 통성기도 시간에 기도 자세만 취할 뿐, 입을 열어 기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람이는 왜 소리 내서 기도하지 않아요? 선생님께 말해줄 수 있어요?” 아이는 웃으며 넘길 뿐, 말이 없었다. 다음 주일에도 물어보았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기도 자세를 유지할 뿐이었다.


얼마 안 가서 하람이가 기도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가 울먹이며 “기도할 줄 몰라요”라고 고백하자 마음이 짠했다. ‘아차! 왜 내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이에게 더 세심하게 관심을 두었더라면, 더 일찍 알아챘을 텐데…. 미안했고, 내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 하람이에게 선생님과 전도사님의 기도를 따라 하라고 알려주었다. 지금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서 또박또박 기도하고 있다.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더욱더 관심 두게 된 계기가 됐다. 중보기도 할 때도 아이들 사정을 알고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됐다. 우리 반 아이들은 천방지축이다. 주일마다 갑자기 닥쳐오는 돌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그러나 주님께서 일하실 것을 믿고 기도할 때 아이들이 은혜받고, 변화되리라 확신한다. 내 힘이 아니라 주님께서 마음껏 쓰실 만한 교사가 되고자 이 직분을 계속하기를 원한다. 초보교사를 써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최소라 교사(유아부)

위 글은 교회신문 <64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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