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얘들아, 함께 기도하자 이번 한 주도 신앙생활 승리하자”

등록날짜 [ 2019-10-31 12:42:03 ]


진성은 교사(중등부)

주님께서 죄인인 나를 사랑하셨듯이

말썽꾸러기 아이들 끝까지 섬기고파

‘한 번 더’ 참아 주고 기다려 줄 때

아이들 신앙 훌쩍 자란 모습 보며 보람


교회학교 중등부 교사 3년 차다. 속 썩인 제자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했던가. 교사 첫해에 맡은 중학교 3학년 우식(가명)이는 또래에 비해 덩치가 크고 힘이 세서 자주 친구들을 때리고 다녔다. 우식이가 화를 내면 누구도 못 말릴 정도였다. 예배에 오면 엎드려 자기만 해서 우식이를 달래기도 하고 혼내 보기도 했지만, 점점 삐뚤어졌다. 한 해 동안 정말 기도를 많이 했다. 내가 우식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제발 지혜를 주시라고.


우식이에게 물들어서인지 반 아이들의 예배 태도도 점점 산만해졌다. 한번은 우식이를 따로 불러내서 혼을 냈다. 우식이는 얼굴에 반항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선생님은 차별이 심해요.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아이에게 당돌한 말을 들으니 한동안 멍했다. 적반하장이었다. 화가 났지만, 내가 누군가? 교사 아닌가. 마음을 가라앉힌 후 우식이에게 먼저 사과를 했다. 서운하게 느끼게 해서 미안하다고, 선생님을 용서하라고. 그런 후, 우식이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조곤조곤 설명해 줬다


“사람은 얼굴 생김새가 다르듯이 누구나 성격도 다 다르잖니. 교회에 처음 와서 낯설어 하는 새신자 아이들에게는 정회원에게 하는 것보다는 더 다정하게 말해야 하는 것 아닐까. 또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섬세하니까 그에 맞게 대해 줘야 하고….” 특히 남녀 학생이 함께 교회생활을 하니까 성별에 맞게 대해 주는게 공평이고 형평에 맞는 거라고 잘 타일렀다.


다행히 우식이는 조곤조곤 설명해 준 내 말을 이내 수긍하고 잘못을 빌었다. 그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것을 속 시원하게 털어놨기 때문일까. 그 후부터 우식이는 예배 태도가 부쩍 좋아졌고 성격도 차분해졌다. 하계성회에서 은혜받고 나자 예배 시간에도 다른 친구들을 섬기고 충성하는 아이로 변했다.


교사로 충성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 나 나름대로 ‘한 번 더’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드센 말썽꾸러기들도 한 번 더 기다려 주고, 당돌하게 반항하는 아이들도 한 번 더 참아 주고, 아무리 옳은 당부더라도 섬세한 사춘기 학생들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말하는 것이다. 또 교회의 미래인 아이들을 많이 칭찬하고 응원하려 한다. 주님께서도 죄인인 나를 사랑해 주고 구원해 주셨기에 ‘한 번 더’를 늘 되뇐다.


아이들이 주님 안에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챙겨 주지 못하고 더 기도하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이렇게 나는 부족하지만, 하나님이 맡겨 주시는 한 교사를 계속하고 싶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보면서 내 허물을 발견할 때 가장 깊이 회개하게 된다. ‘나도 저렇게 주님의 애타는 당부에도 신앙생활에 무관심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또 아이들이 죄짓고 마음이 눌려 견디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무척 안쓰럽다. “함께 기도하자.” “이번 한 주도 신앙생활 승리하자.” 위로하고 기도하도록 당부하면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는 게 참으로 큰 은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4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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