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11-07 12:39:16 ]
주보라 교사(교회복지부 소망실)
신앙생활은 더디지만 순수한 지체들
주일마다 달라지는 모습 보면서 놀라
주께서 맡겨 주신 이들 섬기는 게
주님 사랑하고 표현하는 길임 깨달아
장애인을 잘 섬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 교회복지부 소망실 교사가 됐다. 소망실은 장애인청년(26~35세)만 등록된 부서다. 처음에 이들을 섬기겠다고 마음먹을 때만 해도 단순히 친절을 베풀거나 몸이 불편한 이 곁에서 부축하는 정도만 도우면 되겠지 라고 봉사활동쯤으로 여겼다. 막상 담임한 2명을 섬기게 되자 어떻게 하면 주님처럼 섬길 수 있을까 기도하고 곰곰이 생각하며 선배나 동료 교사들의 활동 모습을 보면서 틈틈이 배워야 했다.
장애인은 인지·신체·정서 면에서 비장애인과 많이 달라 일상생활이나 신앙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다. 지적장애인 중에는 한글을 익히지 못해 성경책을 읽는 이가 별로 없고, 설령 읽을 줄 안다고 해도 이해력이 크게 떨어진다. 설교 말씀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겨우 알아들은 내용도 얼마 못 가서 잊어버린다. 대인관계도 서툴다.
그래서 담임교사들은 담당한 지체가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고 천국 갈 믿음을 갖도록 간절히 기도하면서 주님 심정으로 하나님 말씀을 한마디라도 더 가르치려고 애를 써본다.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도록 가르치려 몇 번이고 똑같은 말을 되풀이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다. 영혼 섬김의 본질이 믿음 갖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게 하는 것이기에…. 이런 교사들의 애절한 사랑의 마음을 알기 전까지는 나 나름대로 인간적인 방법으로 지체들을 섬기려 했다는 점을 뒤늦게나마 깨달아 눈물로 회개했다.
요즘은 주일마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성령 충만해져 방언은사를 받자 매일 열심히 기도하는 이, 마비돼 거동하기 불편한 몸인데도 기도하려고 노력하는 이, 토요일 늦게까지 일하면서도 주일 아침 일찍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기를 사모하는 이…. 이들을 섬긴 수많은 교사가 수년 동안 눈물 쏟아 기도한 열매이리라. 나도 그 기도의 끈을 이어가 소망실 회원들이 천국 갈 믿음을 갖도록 끊임없이 예수 사랑으로 기도하고 싶다.
교사가 되기 전부터 ‘어떻게 해야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일까?’ 고민했다. ‘주님 사랑해요’라고 찬양하거나 기도 말로 주님께 사랑을 표현하는 게 과연 진실한 고백인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품어온 고민이 장애인을 섬기면서 해결됐다. 바로 충성이었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는 말씀처럼, 내게 맡겨 주신 이들을 주님처럼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주님을 사랑하는 길이요,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충성하는 것이 주님을 사랑한다는 표현인 걸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충성’이 곧 ‘주님을 사랑한다’는 표현이라는 것을 깨닫고 보니, 회원들을 섬기고 주의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감사했다. 내 힘으로 할 때는 조금만 벅차도 포기했었는데, 지금은 몸이 힘들고 지쳐도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생각하며 내게 맡겨 주신 충성의 사명을 이어 가고 있다. 기도할 때도 주님께 마음껏 충성하게 해 달라고 간구한다. 예수 사랑을 진하게 깨닫게 하시고 충성해서 받은 사랑을 표현할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민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4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