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11-18 16:18:16 ]
조성곤 교사(고등부 신입반)
올해 담당한 신입반 제자들에게 거는 기대 커
머잖아 주님 말씀대로 살 것이라는 소망 때문
질풍노도의 시기 제자들과 호흡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내 신앙생활도 함께 성장함을 느껴
‘고집불통.’
신입 교사 때인 2년 전에 만난 예지(가명)의 첫인상이다. 신앙생활 잘하라고 달래고 어르는데도 좀처럼 말이 통하지 않았다. 연세중앙교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모태 연세산’이라는데 이럴 수가! 반항기도 만만찮았다. 중·고등부 동계성회 참가를 권면해도 “안 가요!”라는 당돌한 대답뿐. 예지와 보이지 않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성회 전날까지 계속됐다. 포기하지 않고 기도했다. 예지는 성회에 가서 은혜를 받았는지 행동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학생 기도모임에 얼씬하지 않던 아이가 참석했다. 드디어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구주로 뜨겁게 만난 모양이었다. 이후 2년 넘게 고등부에서 질풍노도의 사춘기와 고3 수험 기간을 함께했다. 올해는 고등부를 졸업한 예지가 나와 함께 고3 아이들을 섬기는 ‘동료 교사’가 됐다. 담당한 학생들을 위해 애절하게 중보기도 하는 예지를 보며, 내가 은혜를 듬뿍 받고 있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고등부는 대학진학이나 취업을 앞두고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 학생들을 주 안에서 바르게 성장하도록, 세상 문화에 빠져 타락하지 않도록 때론 친구로서, 때론 인생과 신앙의 선배로서 섬겨 주어야 한다. 나도 고등학생 시절에 생명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기에 죄악 속에 살던 지난날을 돌이킬 수 있었고, 주님 안에서 신령한 꿈을 찾아 지금까지 부단히 노력하며 살 수 있었다. 예수 믿고 변화한 내 삶을 간증하고 예수 복음을 전하는 교사 직분은 내게 참으로 귀하다. 고등부 학생들이 주님 은혜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특히 올해 담당한 신입반 아이들에게는 기대하는 바가 자못 크다. 아직 예수를 만나지 못해 주일예배에 겨우 와서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지만, 머지않아 아이들이 변화돼 주님 말씀대로 살 것이라는 소망이 있어서다. 주일마다 이 아이들을 주님처럼 섬기려고 기도한다. 소소한 간식이라도 잘 포장해 손에 쥐여 준다. 아직도 교회에 와서 낯설어하는 남자아이들을 볼 때마다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 주고 등도 두드려 준다. 세상에서 느껴 보지 못한 주님 사랑을 전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빙그레 미소 짓는다.
주중에는 아이들이 주님 은혜 안에 살도록 애타게 기도한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다루기 어려운 사춘기 아이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인도하고 세상 문화에 빠지지 않게 지켜 주려면, 주님 주신 능력이 절대적이다. 인생 연륜이나 교사라는 직위에서 나오는 강압적인 권위는 효과가 없다. 하나님에게서 오는 영적 권위로 성경 말씀을 전할 때 학생 스스로 깨닫고 주님께 돌아온다. 절대적으로 기도해야 하는 이유다. 교사인 나부터 신앙생활을 잘하려 애쓴다. 교사가 주님 은혜에 감사해서 진실하게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전도하다 보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신령한 도전을 받는다.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내 신앙생활도 함께 성장해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이 주님 은혜다. 귀한 교사 직분을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이민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