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우리 친구들 초등부 등반 축하해 기도해 줄 수 있어서 행복했어”

등록날짜 [ 2019-12-24 13:39:24 ]


정회진(유치부)

장난꾸러기들 섬기다보면 내 마음도 맑아져

아이들에게 부족한 교사가 전하는 말이지만

신앙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면

주님께서 아이들 마음 속에서 일하심 느껴져


6~7세 장난꾸러기들을 섬기다 보니 내 마음도 점점 어린이를 닮아간다. 매주일 아이들과 친구처럼 재미있게 지낸다. 예배드리러 예배실에 들어오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반갑게 맞으며 꼭 껴안고 기도해준다.


“오늘 우리 한빛이, 예배 때 예수님을 꼭 만나게 해 주세요.” 간절한 기도말을 듣고 아이들도 은혜받기를 사모한다. 유치부 아이들이라 예배 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통성기도 시간에는 교사가 눈을 뜨고 기도 자세를 돌봐주어야 한다. 하루는 ‘양파’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가 딴 짓을 해서 살며시 다가갔다.


“양파야, 예수님이 양파의 죄를 대신 갚아주시려고 십자가에 피 흘려 죽어주셨잖아? 아프셨을까, 안 아프셨을까? 아프셨겠지? 양파가 한 주간 살면서 모~올~래 죄지은 거 있어, 없어? 있었지? 어떤 죄인지 선생님은 몰라. 아마 엄마도 모르실 걸. 하지만 양파 마음속에 계신 예수님은 다 알고 계셔, 그렇지? (끄덕끄덕) 그럼 예수님이 양파가 회개하고 예수님 만나기를 기다리시겠다. 우리 진실하게 회개하자.”


‘양파’는 바로 기도 무릎을 하더니 두 손을 얌전히 가슴에 모으고 기도한다. “예수님, 잘못했어요.” 동생과 다툰 일, 밥 먹기 싫다며 엄마에게 투정부린 일을 눈물 뚝뚝 흘리며 회개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전할 때마다 아이들은 언제 까불었느냐는 듯 진실하게 기도한다. 부족한 교사가 전한 말이지만, 주님께서는 아이들 마음속에 일하셔서 회개의 은혜를 부어주신다.
지난 6년간 유치부 아이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동안 감격스러운 추억이 내 가슴에 켜켜이 쌓여 있다. 조용하다 못해 소극적이기까지 한 내가 어디 가서 이렇듯 담대하게 예수의 십자가 피 공로를 전할 수 있었겠는가. 아이들에게 예수님 사랑을 전해 신앙 안에 자라는 모습을 보면, ‘아! 정말 복음에는 능력이 있구나’ 싶어 영적인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지난주일에는 한 해 동안 섬긴 7세 아이 9명을 초등부인 요셉학년(1~2학년)로 올려 보냈다. 아이들과 예배드리고 기도하며 울고 웃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흐른다. 그래도 아이들이 초등부에서 신앙생활하게 된 것이 기뻐서 나도 환하게 웃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 선생님은 잊어도 예수님은 절대 잊으면 안 돼. 주님 만나는 날까지 신앙생활 잘하고 예수님 사랑하자. 너희를 위해 기도해 줄 수 있어서 많이 행복했어.”


벌써 새로 돌볼 유치부 아이들을 맞았다. “하나님이 교회 중에 몇을 세우셨으니 첫째는 사도요 둘째는 선지자요 세째는 교사요…”(고전12:28). 이 말씀이 떠오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하나님 보시기에 내 삶이 바르고 거룩해야 깨끗한 그릇으로 인정받아 주님이 기쁘게 쓰실 텐데….’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기에 예수님의 보혈을 붙들며 늘 기도한다. 주님, 나를 새롭게 하셔서 마음껏 사용하소서.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5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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