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심장에 지워지지 않는 하나님 사랑 새겨주소서”

등록날짜 [ 2020-02-26 12:30:23 ]



예배시간엔 ‘천방지축’ 기도시간엔 ‘멀뚱멀뚱’
아이들 철부지 같아도 주님 사랑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 보면 뿌듯하고 감사
아이들 안아 줄 친구 같은 교사 되기를 소망


나처럼 부족한 자가 교회의 미래인 아이들을 섬기려니 어깨가 무겁다. 때로는 주님께 하소연을 한다. 그럴 때면 주님께서 따뜻하게 감동하신다. ‘내가 이 아이들을 사랑한다. 내 사랑이 있는 곳에 네가 있기를 원한다.’


교회학교 신입반 교사로 지원할 때도 주님께서 마음에 강권하셨다.


‘신입반이 부흥하고 있는데, 섬겨 줄 교사가 없다. 네가 아이들 곁에 있어 주지 않겠니?’


그동안 몇 차례 보조교사로 섬기면서 신입반 아이들을 만나 보았다. 예배 시간엔 천방지축, 기도 시간엔 멀뚱멀뚱인 아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주님께서 콩나물시루를 생각나게 하셨다. 물을 주면 시루 밑으로 다 빠지는 거 같아도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있는 것처럼 아이들도 어른 눈에는 철부지 같아도 하나님 말씀 안에서 쑥쑥 자란다는 그 감동에 순종해 4년째 신입반을 담임하고 있다.


신입반 어린이들은 대개 부모가 비신자거나, 가정 형편이 좋지 않다. 교회 오는 것도 어려운 아이들이 매주 스스로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면서 조금씩 하나님 사랑을 알아 가는 데는 담임교사의 기도와 심방이 절대적이다. 그러기에 주님 심정으로 섬기려고 애쓰고 있다. 주님께서는 아이들을 주님처럼 섬기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내게 부어 주신다.


1년 전 여름, 중국 동포의 자녀 희준(8세), 희찬(5세) 형제를 맡았다. 우리말을 잘 모르는 애들이라 대화하기 어려웠다. 예배 시간에는 종종 사라져서 교회 이곳저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말도 안 통하는 장난꾸러기지만 하나님께서 예쁘게 보이게 하셨는지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그런데 그 말썽꾸러기 형제를 열 달 동안 주님 심정으로 섬기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진실하게 예배드리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신입반을 수료하고 정규반으로 등반한 지 반 년 넘어서까지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 하며 와락 안기는 희준과 희찬 형제를 볼 때마다 주님께 선물을 받는 듯하다.


교사로 섬기다 보니 내 아이들에게도 주님 닮은 온유한 품성으로 대하게 된다. 원래 내가 엄한 편이었는데, 신입반에서 아이들을 주님 심정으로 품고 사랑하며 돌보다 보니 내 자녀에게도 너그러워지고, 애정 표현도 한결 잘하게 됐다. 교회 아이들과 내 자녀가 주님 사랑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니 뿌듯하고 감사하다.


“내 어린 양을 먹이라.” 올해 직분 임명을 앞두고 주님께서 잔잔히 감동하셨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라고 고백한 베드로에게 하신 주님의 명령을 내게도 주신 것이다. 못난 자를 신입반 교사로 다시 써 주시니, 오늘도 그 사랑에 매여 아이들을 섬기리라 다짐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함께 웃고 함께 울어 주는 교사, 주님의 손과 발 되어 아이들을 안아 주는 친구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 오늘도 애타게 기도한다.


“아버지여! 우리 아이들이 세상의 유행과 문화에, 허망한 인생에 흘려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들고 만나 주소서! 아이들 심장에 지워지지 않는 하나님 사랑을 새겨 주소서!”     


/김도희 기자




정화연 교사(다니엘신입반)

위 글은 교회신문 <66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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