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자식 잘되기 바라는 마음 좋은 것만 주고픈 마음으로”

등록날짜 [ 2020-03-03 17:13:13 ]



처음엔 나보다 더 진한 화장 모습에 충격
꾸준한 만남과 애정 표현이 마음 문도 열어
아이들 영혼 섬김의 핵심은 꾸준한 관심
초보교사지만 부모님 마음으로 섬길 것


‘BB크림’을 바른 허연 얼굴에, 입술 색조화장품 ‘틴트’를 발라 빨간 입술. 교사인 나보다 화장을 진하게 한 모습이다. 2년 전, 처음 만난 중등부 신입반 여자아이들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또 남자아이들은 세상 근심 다 짊어진 것처럼 교회에 와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고,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이어서 벽을 마주한 듯했다. 주님께 기도가 절로 나왔다.


우리 교회 아이들은 난생처음 교회에 왔을지라도 신앙적으로 크게 변화되는 기회를 매해 두 번 맞는다. 바로 흰돌산수양관 동계성회와 하계성회다. 성회에서 은혜받아도 작심삼일인 아이들도 있지만, 회개하고 성령 충만해 신앙생활을 이어 가려고 애쓰는 학생들 모습을 볼 때면 참 뿌듯하다.


그런데 지난해 하계성회를 앞두고 반 아이들이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아 무척 당황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고 또 구했다. 그러자 하나님의 은혜로 성회 시작을 사나흘 앞두고 5명이 한꺼번에 등록했다. 신입반 아이들이 예수님 만나기를 애타게 기도했더니 주님께서 응답하신 것이다.


성회 기간에는 아이들과 3박4일 동안 함께 지내며 대화를 많이 한다. “예수님 만나고 싶은데 마음만큼 잘 믿어지지 않는다” “부모님께서 무척 엄하셔서 상처를 많이 받은 터라 선생님에게도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다”며 고민을 털어놓으면 금세 친해진다. 주님이 아이들 섬기라고 귀한 기회를 주신 것이다.


성회 때도 깨닫는 점이지만, 학생들 영혼 섬김에서 핵심은 꾸준한 관심이다. 아이들은 교사가 주는 사랑을 먹고 산다. 아이들 하교시간에 맞춰 학교 앞 전도를 나가 하교하는 아이들을 매일 만나 기도해 주고 격려해 주면서 친해진다. 여름이면 시원한 음료수를 들고 학교 앞에 나가 중등부 행사를 소개하면 자연스럽게 마음 문이 열려 전도로 이어진다. 꾸준한 만남과 애정 표현이 아이들 마음 문을 여는 것이다.


아이들을 섬기다 보면 내 학창 시절도 생각난다. 내 교회학교 선생님은 어머니였다. 작은 시골교회였기에 어머니는 집사며 교사로서 여러 가지 충성을 하셨다. 당시 어머니는 나를 주님 심정 갖고 섬겨야 할 영혼으로 대하며 믿음 안에서 꿈을 가지고 하나님 말씀이 잘 심겨 열매 맺도록 가르치셨다. 그때 어머니께 받은 주님 사랑을 나도 전하고 싶어 이렇게 교사로 충성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 초보교사지만 사랑하는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 애타는 마음 등 아이들을 섬기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더 뜨겁게 경험한다. 정말 귀한 직분이다.


오늘도 직장을 마치고 아이들을 위해 중보기도 하려고 성전을 향해 발걸음을 바삐 옮긴다. 아이들 영혼을 더욱 사랑하기 위해 교사인 나부터 기도로 무장하고 아이들이 신앙적·인격적으로 바르게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고 싶다. 세상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고 성경적 가치관으로 무장하도록 가르치고 싶다. 이 모든 것은 내가 할 수 없고 오직 주님이 일하셔야 하므로 더 기도할 것이다. 써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추혜인 교사(중등부 신입반)

위 글은 교회신문 <6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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