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3-21 12:39:41 ]
처음엔 마치 폭풍 휩쓸고 간 듯 멍해졌지만
꼬맹이들과 예배드리며 주님 마음을 경험
아이들을 바라보면 하나하나 사랑스러워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하고 기도해줄게
요셉학년(초등1·2학년) 교사가 된 지 2년째다. 결혼 전 청년회 직분자로서 회원을 섬겨 봤지만, 아이들 섬김은 생전 처음이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기에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웠다. 초등 1·2학년인 8~9세 아이들을 어떻게 하나님 말씀으로 양육해야 할지 떨리기도 했다. 첫 공과 시간에는 아이들 얼굴과 이름 익히기에 바빴다. 꼬맹이들은 주보노트나 헌금봉투를 일일이 챙겨줘야 했다. 어린이 예배가 끝나고 나니 마치 폭풍이 휩쓸고 간 듯 멍해졌다.
그렇지만 그런 꼬맹이들과 예배드리면서 매우 인상 깊은 점이 있다. 조그만 아이들이 의젓하게 앉아 설교 말씀을 듣는다는 것이다. 또 자기 부모님에게 보고 배운 그대로 기도한다는 것. 그중 눈에 ‘확’ 띄는 아이가 있었다. ‘사무엘’이라는 아홉 살짜리 아이다. 예배드릴 때마다 전도사님의 설교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기도시간엔 두 손 들고 어른 못지않게 뜨겁고 진실하게 부르짖어 기도했다. 기특해서 왜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느냐고 물어봤다. “성령님께 은사받고 싶어요.” 얼마 후, 사무엘은 소원대로 기도하다 성령 충만해져 방언은사를 받았다. 그때 깨달았다.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걱정할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사무엘처럼 또래들보다 성숙한 아이도 있지만, 교사의 손길이 많이 가는 아이도 있다. “바로 앉아야지” “친구들과 떠들면 안 돼” 예배 시간에 주의를 줘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이들을 위해서 계속 기도하다 보면 어느 땐가 말씀에 은혜받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서 놀랍게 변한다. 예수님 안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더없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요즘 아이들은 양부모 슬하에서 자라든, 한부모 품에서 자라든 사랑에 많이 굶주려 있다. 주님께서는 그 아이들을 사랑하고 섬기라고 감동하신다. 아이들은 교회학교 교사에게도 인정받고 싶어 하기에 평소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한다. 아이들에게 주님 사랑을 표현하려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며 “주님이 너를 너무 사랑하신다”고 말해 준다. 영혼 섬김의 열쇠는 꾸준한 관심에 있기 때문이다.
직분은 무엇보다 영혼을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 영혼을 사랑하고 그들을 섬기고 싶어 교사 직분을 자원했다. 아이들을 섬기다 보면 주님 마음을 경험하게 된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하나하나 사랑스럽다. 주님 주신 마음이다.
아이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더 잘 섬기고 싶다.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더 많이 기도해 주고 싶다. 이 모든 일을 이루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66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