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0-04-04 11:18:41 ]
신앙생활은 더디지만 한없이 순수한 지체들
주일마다 달라지는 모습 보면서 놀라
학부모도 섬기니 마음 문 열고 예수 영접
나는 부족하나 주님이 일하셔서 감사
예수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자로서 주님이 관심을 두고 마음 쓰시는 낮은자들을 위해 충성하고 싶었다. 어느덧 연세중앙교회 장애인 섬김부서인 교회복지부에서 3년째 교사로 섬기고 있다.
첫 예배를 드린 날, 예배 시작부터 마치는 시간까지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 하나님 앞에 순수하게 기도하고 찬양하는 학생들 모습을 보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설교 말씀을 듣고 “아멘” 하는 소리는 주님 나라까지 들릴 듯했다.
‘겉은 온전치 못해도 하나님 보시기에 순수한 저들, 겉은 멀쩡해도 영적으로 온전치 못한 나. 누가 하나님 앞에 더 온전한가?’
비록 육체는 장애를 가졌지만 영혼은 주님 은혜 안에서 자유한 모습을 보고 내 영적인 장애를 발견한 것이다. 그 후로도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온전치 못한 내 영적 상태를 하나씩 발견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바뀌려고 부단히 회개하고 기도했다.
처음엔 발달장애 학생들의 순수한 대답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했다. 지수(가명·24)는 “예수님 믿으면 어디에 가지요?”라는 담당 전도사 질문에 “지수는 집으로 가지요”라고 해맑게 대답했다. ‘천국’, ‘지옥’이란 말도 한 주만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사람 생각으로는 변할 것 같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주님은 묵묵히 역사하시고 계신다. 주일마다 전도사가 애타게 전하는 복음을 들으며 예배 시간에 제대로 이해했다는 뜻의 진실한 “아멘!”이 터져 나왔다. 어느 날엔 “선생님, 지옥 가면 안 돼요, 예수님 믿고 천국 가야 해요”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셨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런 믿음의 고백과 다짐을 듣고 교사들의 입에서는 “감사합니다!”라는 고백이 절로 나온다. 주님께서 저 신앙 고백을 얼마나 듣고 싶어 하셨을까. 평생에 십자가 사랑이 함께하기를 기도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몸과 정서가 자유롭지 못한 자녀를 돌보느라 늘 얽매여 산다. 교회복지부 교사들은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들을 위로하고자 그 마음을 헤아려 심방하고 기도한다. 장년부 성회를 비롯해 교회의 다양한 행사에 초대해 섬기고 교사들이 아이들을 대신 맡아 주기도 한다.
마음 문이 열린 학부모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이고 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주님께 맡긴다. 교사로서 학부모들이 예배에 온전히 참석해 기뻐하며 은혜받는 모습을 볼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
날마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직분 감당을 위해 부르짖어 기도한다. 주님께서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고, 딸과 함께 교회복지부에서 학생들을 섬길 수 있어 기쁘다. 사랑하는 담임목사님께서 연약한 육신에도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려는 주님 심정으로 애타게 말씀 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죽도록 충성하리라’ 마음먹는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도희 기자
장순임 교회복지부 사랑실장
(사랑실: 중학생 이상 24세 이하 발달장애인)
위 글은 교회신문 <67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