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직은 풋풋한 새내기 교사, 주님처럼 사랑하고 섬기고파

등록날짜 [ 2021-06-01 13:33:16 ]



아직은 “선생님”이라는 말보다 “언니”라고 불리는 게 더 편하다. 고등부를 졸업하자마자 고등부 교사로 지원해 2년 전부터 찬양팀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많아야 세 살 차이 나는 또래 학생들을 섬기려니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학생들이 나를 ‘선생님’으로 여기지 않을까 염려해 어른스러워 보이는 재킷을 입고 오기도 했다.


그러나 괜한 염려였다. 나이 차가 별로 안 나는 덕분에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며 ‘또래 교사’로서 섬길 수 있었다. 지난해 맡았던 서영이도 나를 언니처럼 따라 주었다. 고3이 되면서 학교기도모임 직분을 받은 서영이는 신앙생활과 공부를 다 잘하려다 보니 무척 버거워 했다. 어느 날부턴가 연락을 받지 않더니 설상가상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교회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일수록 신앙생활 더 잘해야 할 텐데….’


한편으론 나도 고등학생 시절 직분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똑같은 고민을 했기에 서영이가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부담을 주기보다 기도하며 기다려 줬고 조금씩 다가갔다. 전국모의고사처럼 중요한 날에 선물을 건네면서 “힘내, 기도하고 있어”라며 격려했고, 입시도 틈틈이 도와주었다. 지원 가능한 대학교를 함께 알아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서영이는 내가 재학 중인 학교에 붙어 지금은 고등부뿐만 아니라 대학 후배까지 되는 각별한 사이가 됐다. 수험생활을 마치는 날, 서영이가 정성 가득한 편지를 써서 내게 전해 주었다.


“선생님, 저를 기다려 주시고 힘들 때마다 격려해 주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표현을 안 했지만 서영이는 교사들이 눈물로 기도해 주고 애타게 섬겨 주었던 것을 다 알고 있었다. 서영이는 대학청년회에 등반해 예배드리기를 사모하며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있다. 나도 똑같은 대학생이지만 섬기던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도 주 안에서 신앙생활 잘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또래 교사로서 학생들 마음 문을 빨리 여는 방법은 나의 생생한 경험담을 전하는 것이다. 때로는 내 허물(?)을 공개하면서 공감대를 얻는다. “선생님도 이런 죄도 지어 보고 저런 죄도 지어 보고…. 너희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았단다. 그런데 하나님 말씀에 은혜받고 뜨겁게 회개해 돌이킬 수 있었지.” 은혜받아 변화된 경험을 털어놓으면 자신들도 은혜받고 변화될 것을 기대하며 신앙생활에도 마음 문을 활짝 연다.


교사가 되고 보니 선배 교사가 된 고등부 선생님들이 더 존경스러워 보인다. 가정을 둔 선생님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에도 학생들에게 일일이 손편지를 써서 보내는 등 학생들 영혼 섬김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내가 학생들을 동생이나 후배처럼 섬긴다면, 그분들은 자기 자식처럼 섬기면서 그 영혼을 진정 사랑하고 품는다. 나도 더 깊이 있게 학생들을 섬겨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셔서 구원해 주신 예수님의 한없이 넓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김예은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7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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