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6-12 20:30:51 ]
아이들은 순수하다. 천방지축 뛰놀다가도 예배가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설교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눈물 흘리면서 회개한다. 또 주님만 겨냥해 손뼉 치고 뛰면서 찬양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주님 앞에 체면 차리는 내가 초라해진다. 가능하다면 나도 8세 아이로 돌아가 성령님이 주시는 구원의 기쁨으로 하나님을 맘껏 찬양하며 예배드리고 싶다.
요셉학년 첫 예배 때, 담당전도사님이 아이 눈높이에 맞춰 하나님 말씀을 전해 주시는데 내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면서 크게 은혜받았다. 딸아이를 둔 학부모지만, 내가 어렸을 적 부모님께 잘못한 일이 기억나 회개가 터져 나온 것이다. 어린이예배인데도 어른인 내가 은혜받아 흐르는 눈물을 훔치느라 애를 먹었다. ‘교사’라는 자리는 어린 영혼을 섬길 뿐 아니라 내 영혼도 은혜받는 자리임을 깨달았다.
주일예배를 앞두고 오전 9시면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학생들을 위해 기도한다. 내게는 특별한 달란트가 없으므로 주님이 나를 쓰시고 일하시도록 조금 더 부지런하려고 애쓴다. 오전 기도회에 누구보다 일찍 가서 기도하고, 그 덕분에 담당한 아이들을 앞자리에 앉혀 예배드리게 한다.
8세 세은이는 밖에서는 얌전한데 집에서는 형제들과 툭 하면 싸우고, 가족이 모여 예배드리는 것도 훼방을 놓았다. 어머니가 외국인인 데다 뇌경색까지 앓으셔서 학부모와 협력해 지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아이를 어떻게 섬겨야 하나,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에도 말했듯 부지런히 섬기는 방법밖에 없기에 아침 일찍 세은이를 위해 기도하고 세은이를 앞자리에 앉혀 은혜받도록 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일하셨다. 세은이가 예배 때마다 눈에 띄게 은혜를 듬뿍 받는 것이었다. 얼마 전 공과 용지에 “내 안에 모신 성령님을 사모한다”는 진심이 담긴 글도 적어 큰 감동을 받았다. 가정에서 말씀 암송도 잘한다고 한다. ‘이 아이는 힘들 것 같은데….’ 그건 사람의 생각이다. 하나님을 일하시게 하는 기도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아이들은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보니, 부모가 기도하면 자녀도 기도한다. 늘 학부모님께 “어머니께서 기도하셔야 한다”고 당부한다. 주님께서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 전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를 위해 울라”(눅23:28)고 당부하셨다. 학부모들에게 우리 엄마들부터 주님 앞에 무릎을 꿇자고, 우리가 무릎 꿇지 아니하면 누가 우리 아이들을 지키겠느냐고 애타게 호소한다. 담당한 아이뿐 아니라 그 가정을 위해, 특히 가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머니들을 위해 더 기도하게 된다.
되돌아보면 내가 직분을 맡은 것이 아니라 직분이 나를 이끌어간다. 부족한 자를 불러 주셔서 어린 영혼을 섬기는 교사로 써 주시니 감사하다. 예수께서 어린아이들을 품에 안아 주셨던(눅18:16~17) 그 따뜻한 마음과 진심 어린 사랑으로 아이들을 품고 싶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김은 교사(요셉학년.초등1~2)
위 글은 교회신문 <70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