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여리고 여린 학생들 위해 사랑으로 기도하고 섬기리

등록날짜 [ 2021-08-26 11:50:25 ]



교회복지부 교사가 된 지 어느새 5년이 지났다. 뇌병변·뇌성마비, 발달장애 등을 가진 믿음실(4~15세) 학생 17명을 섬기고 있다. 초보교사 때는 말을 못 하거나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학생들의 원하는 바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학생들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즉시 해결해 주지 못해 무척 속상했다. 교회복지부 특성상 같은 학생들을 지난 5년간 섬기고 학부모들과도 소통하면서 학생들 특성과 사정을 알게 되니 그제야 조금이나마 세심하게 섬길 수 있었다. 이제는 말로 전하지 않아도 원하는 바를 알아채 ‘눈빛만 봐도 척척’인 학생도 있다.


교회복지부 학생들은 당장의 변화가 보이지 않더라도 기다리고 인내하며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면서 소통하려고 한다. 그중 지석(15)이는 의사소통이 어렵고 돌발행동이 잦아 관심과 사랑이 많이 필요했다. 말로 감정과 생각을 주고받는 데 한계가 있었기에 지석이를 많이 안아 주고 몸짓, 손짓, 표정, 시선 같은 비언어적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그 사랑이 전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지석이는 서툰 발음으로 내게 말했다.


“선생님이…너무…좋아요.”


지석이의 조그만 변화와 진심 어린 고백에 가슴이 뭉클했다. 똑같은 말을 수십 번 반복해야 하는데도 복지부 학생들을 섬길 때마다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이유다. 학생들이 나를 통해 예수님을 알아 가고, 나 역시 학생들을 통해 주님 사랑을 깨닫는다. 조금은 느릴 수 있으나 예수님을 알아 가는 학생들 모습에서 사랑받을 자격 없고 사랑스러운 부분 없는 나를 찾아와 섬겨 주신 예수님을 떠올리게 된다(롬5:8, 요일4:19).


코로나19 여파로 교회복지부는 새해부터 1년 과정의 공과 자료를 각 가정에 발송하고 있다. 이전처럼 매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분기별로 담당전도사님과 방역지침을 지키면서 가정을 방문해 기도해 주고 오기도 한다. 학생들을 못 본 지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다. 가끔 퇴근길에 “보고 싶다”고 연락해 학생들을 잠깐 만나고 오기도 한다. 속히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처럼 학생들과 예배당에 모여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고 싶다.


담당한 학생들의 영혼을 두고 기도하면 항상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기도하면서 주님 심정을 깨닫고 그 주님 심정으로 영혼을 사랑하게 된다. 영혼 사랑의 절정이 기도인 듯하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여리고 여린 영혼들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하고, 우리 학생들의 영육이 성장하는 모습도 계속 함께하며 지켜보고 싶다.


요즘 간절한 기도 제목이 있다. 많은 분이 교회복지부 교사로 함께 동역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 수많은 직분이 있지만, 그중 교회복지부 교사를 꼭 추천한다. 그 누구보다 영혼이 맑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맡은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게 되니 내 신앙을 지탱하고 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주님께서 나를 먼저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학생들을 주님 심정으로 사랑하리라.


부족한 자를 교사로 세워 주셔서 약하고 소외된 자의 영혼 구원에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윤승원 교사(교회복지부 믿음실장)

위 글은 교회신문 <7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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