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이(6)의 생일이 다가왔다. ‘하나님, 주은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예물 봉투에 담은 후 기도 제목과 감사 내용을 정성스레 적는다. 어느덧 앞장을 가득 채운 기도 제목은 봉투 뒷장까지 넘어가 빽빽하게 적힌다.

1년에 한 번뿐인 생일. 눈에 당장 보이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줘도 좋겠지만, 아이들 이름을 적어 감사예물을 드림으로써 주은이가 하나님 앞에 더 기억되기를 바랐다. 교회학교 교사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기도를 들으시고 아이들 평생에 응답하실 하나님께 생일뿐만 아니라 감사절기, 아이들을 만난 첫 주 등 특별한 날마다 이름을 적어 감사예물을 드렸다. ‘하나님께서 때에 맞게 응답하시리라’ 믿음으로 예물을 드린 것이다.

유치부(6~7세)는 아이들이 아직 어려 학부모와 주로 소통하게 된다. 코로나19 시기라 아이들을 만날 수도 없어 SNS 단체방을 활용해 학부모께 공지사항을 전하고 아이들의 안부도 물으며 연락을 주고받았다.

예배·기도 권면 공지를 매일 하다 보니 자칫 사무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내가 먼저 솔선하며 권면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아이들 기도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화요일 점심시간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로 정해 식사를 뒤로한 채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러고 나서 “오늘 우리 친구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면서 기도했어요. 저녁에 어린이들도 꼭 기도해요”라고 문자를 보내며 학부모님에게 자녀가 기도하도록 독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때로는 은혜로운 찬양이나 예배 시간에 은혜받은 내용과 설교 말씀을 요약해 발송했다.

SNS를 이용해 소통한다 하지만 학부모님들 반응을 알 수 없으니 종종 답답할 때도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부 앞으로 간식비가 전달됐다. 우리 반 우성이(6) 아버님이 보내 주신 것이었다! 교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교회에 오지 않던 아이인데…. 비록 단체방에서 말씀은 없으셨지만, 아이들을 섬기는 모습을 보고 계셨고 든든한 간식비까지 후원해 주시며 응원해 주셨다.

아이들을 섬기다 보면 감동받는 일이 무척 많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얘들아,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려야지!” 아이들의 흐트러진 예배 태도를 바로잡아 주다 보면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곧 주님이 내게 하는 당부 같다. 예배드리다가 자세가 풀어질 때면 아이들에게 권면한 말이 메아리쳐 나에게 돌아온다. 자세를 가다듬고 끝날 때까지 진실하게 예배드린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복음을 받아들인다. 어른에게 권면하면 때론 ‘나도 알거든…’이라는 반응이 돌아올 때도 있는데 아이들은 어미 새에게 먹이를 받아먹는 것처럼 전하는 대로 수용하고 또 그렇게 믿음으로 행동한다. 십자가에서 살 찢고 피 흘려 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하신 예수님! 항상 예수가 고백되는 삶을 사는 우리 아이들과 내가 되기를 기도한다. 아이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든 항상 기도하겠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김완주 교사(유치부)

위 글은 교회신문 <73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