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3-15 19:28:25 ]
연세중앙교회 고등부는 학교마다 ‘학생 리더’를 세워 ‘기도모임’을 진행한다. 김포에 있던 우리 학교에서는 내가 리더로 세워져 나 혼자 기도모임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친한 친구 1명을 설득해 함께 기도했고, 마땅한 장소가 없어 운동장 벤치에서 기도하곤 했다. 얼마 후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데려왔고, 그 친구가 또 다른 친구를 데려오면서 기도모임은 점점 부흥해 결국 10명이 모였다. 이후 예수 믿으시는 한 선생님께서 빈방 열쇠를 내주며 기도 장소를 마련해 주시기도 했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18:20) 말씀처럼 정말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고등부 선생님들이 “교사를 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라며 권면해 주셨다. 선생님들께서 자주 권해 주시니 마음이 동했다. 기도하면서 ‘나는 부족하나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리라’ 믿으며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교사가 되고 나니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섬기고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이시는지 새삼 알게 됐다. 어떤 행사가 계획되면 하나하나 빠짐없이 체크하고 다시 한번 리허설해 보고, 다른 일을 제쳐 두고 학생들을 최우선에 두며 섬기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또 매일 학생들을 위해 눈물의 기도를 올려 드리는 교사 분들의 섬김이 있었기에 고등부가 주 안에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었고, 뒤에서 묵묵히 섬겨 준 선생님들의 수고가 있었기에 학생들이 기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음도 알게 됐다.
지난 코로나19 기간, 나도 모르는 사이 기도생활이나 예배생활이 느슨해지면서 교사 직분을 맡아 놓고도 내 신앙생활 역시 위태위태했다. 그럴 때마다 학년장님이 “기도하자”라며 믿음의 권면을 꾸준히 당부하시고 주변 동료 교사 분들도 “함께 힘내자”라고 격려해 주셨다. 고등학생 때도, 교사인 지금도 선배 교사들이 잘 이끌어 주신다. 나 역시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을 하나님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
올해 고3인 창현이는 고1 때 처음 만났다. 창현이 부모님은 교회를 계속 출석하시는데 창현이만 교회에 잘 오지 않아 신입반에 속해 있었다. 연락도 잘 닿지 않아 메시지만 남겨 놓곤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창현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이렇게 잘 챙겨 주시는데 제가 연락도 못 받고 교회에 못 가서 미안합니다.”
기특한 문자를 보내긴 했으나, 그러고선 얼마 후 또 다시 교회에 나오지 않는 창현이. 들쑥날쑥하던 참 알 수 없는 학생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락하고 기도하며 기다렸다. 그러던 중 올해 고3이 된 창현이가 예배에 계속 나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신앙생활도 잘하고 있다. 쌓아 둔 기도들이 응답된 것이다. 정말 하나님이 인도해 주셨다.
앞으로도 쉬지 않고 기도해 영적생활 할 동력을 얻어 학생들을 잘 섬기고 싶다. 기도, 예배, 충성을 비롯해 맡은 학생을 끝까지 섬기고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하나님께서도 학생 하나하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므로 주님이 인도해 주시도록 계속 기도하리라. 이 모든 일을 하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오기윤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74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