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4-05 16:25:15 ]
설교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시간, 6~7세 유치부 아이들이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다. 어떤 아이들은 옆자리 친구를 따라 하면서 기도하는 흉내를 낸다. 진실하게 기도하는 건지 그저 모양만 내는 건지…. ‘이제 예닐곱 살인 아이들이 설교 말씀을 잘 알아듣고 있는 걸까? 설교 내용을 이해는 할까?’ 초임 교사 시절 아이들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곤 했다.
내가 담당하던 현우(6)도 기도 시간이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루는 그 모습이 안타까워 현우가 기도 시간에 집중해 기도할 것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진실하게 권면했다.
“현우야, 지금 친구들 기도하고 있는 거 보이지? 현우가 기도하지 않을 동안 저 친구들은 하나님께 기도해서 하나님의 선물을 쌓아가고 있단다.”
그런데 권면이 통했는지 현우는 그 말을 금세 알아듣고 자세를 바로 한 다음 기도하기 시작했다. 내심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이 교사인 내 말을 이해하고 있구나! 아이들에게 권면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젖어 여태 신앙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구나. 교사인 내가 정말 아이들한테 못 할 짓을 했구나.’
그날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시는 바가 있어 진실하게 회개했다. 아이들이 이해하는 분량을 섣불리 판단할 게 아니라 무조건 복음을 말해 줘야 한다는 것도 바로 알았다. 6~7세 아이들도 하늘의 상급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어른보다 어휘력만 부족한 것뿐이지, 영적 존재이므로 영적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의 경험은 내게 너무나 큰 깨달음으로 다가와 이후 아이들이 이해하든 못하든 항상 예수님에 대해 전하려고 했다.
아이들도 차츰 변화되기 시작했다. 예배 태도가 바로잡히고 눈을 꼭 감고 기도도 열심히 했다. 집중력이 부족한 탓에 오래 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진실하게 예배드리고 기도하려는 모습으로 변화되는 게 확연히 보였다.
유치부 교사로 충성한 지 3년째다. 어린이들을 섬기면서 주님 은혜를 깨닫던 찰나 코로나19 탓에 현장 예배가 막히면서 지난 2년간 아이들을 잘 만나지 못했다. 올해부터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아이들은 다시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있다.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한 탓에 아이들에게 ‘우리 반’, ‘우리 선생님’이라는 소속감은 다소 약해 아쉽지만, 다시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 예배드릴 수 있으니 아이들을 살갑게 섬기고 진실하게 기도해 주고자 한다.
현재 유치부에는 자녀가 예배드리러 가는 것을 비신자 부모님이 꺼리거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랫동안 현장 예배에 오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교회에 와서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기를 소망하며 ‘다시 제대로 뛰어봐야겠다’ 마음먹는다.
2020년부터 유치부 교사로 충성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충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아이들을 더 자주 만나 마음껏 섬기지 못해 마음이 무거울 때도 있다. 이제 다시 한번 주어진 복된 기회를 놓치지 말고 주님 앞에 후회 없이 충성하고 섬기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들이 나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나기를!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74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