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기다려 주고 기도해 주다 보면 주님이 학생 마음 문 열어 주셔

등록날짜 [ 2022-04-21 17:06:47 ]



청년회 시절, 열정적으로 신앙생활 하는 학생들 모습에 감동받아 고등부 교사로 지원한 지 어느덧 3년째이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교회에 오지 못하고 모임도 제한받으면서 학생들의 신앙이 하나둘 후퇴했다. 특히 고등부는 선배의 신앙생활을 보면서 후배들도 함께 성장하곤 했는데 코로나는 그런 선한 영향력도 막았다.


설상가상 예배드리기를 꺼려 하고 평소 연락이 잘 안 되는 학생들이 우리 반에 많이 배정됐다. 처음에는 ‘왜 나 같은 초보 교사에게 주님은 이 아이들을 맡기셨을까?’ 의아하고 당황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


담당 학생을 만나 심방할 때마다 마음의 준비를 하며 기도했다. ‘주님, 제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학생들을 만나 주님께서 전하고자 하시는 것을 꼭 말하도록 해 주세요.’ 일상에서도, 그리고 일하면서도 주님께서 담당한 학생들을 생각나게 하셔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일대일로 만나 마음 문을 계속 두드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마음 문이 굳게 닫혀 있다가도 조심스레 자기 속내를 꺼내 놓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던 고민거리를 교사인 내게 스스럼없이 터놓기까지 기다려 주고 기도해 주곤 했다.


수영이(17)는 겉보기와 달리 내면의 상처가 많았다. 예쁘장한데도 예배 때마다 다른 아이들이 자기 얼굴을 쳐다볼까 봐 부끄러워 모자를 푹 눌러쓰고 왔다. 예배를 잘 드리러 오다가도 교회에 안 나오기를 여러 번. 수영이의 안타까운 상황에 공감해 기도할 때마다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수영이가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마음속 상처를 모두 해결받고 이를 계기 삼아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 주일, 평상시처럼 모자를 쓰고 오리라 생각하던 수영이가 모자를 벗은 채 오랜만에 예배드리러 왔다. 더군다나 친구 2명을 전도해 함께 온 것이다. 무척 놀랐다. 예배를 회복하게 해 주실 뿐 아니라 전도자로까지 세워 주시다니! 기도한 것보다 더 큰 응답을 주신 주님께 감사했다.


하나(17)는 부모님과 사이에서 고충을 겪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교회 다녔지만 아직 인격적으로 예수를 만나지 못한 하나가 인격적으로 예수 만나길 기도했다. 그러던 중 대화를 나눴는데 하나는 자기처럼 예배드리기 싫어하던 교회 언니가 어느 날 하나님을 만나더니 180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예배 시간마다 은혜받고 부지런히 충성하는 언니의 모습이 너무 신기하단다. “저 언니를 보면 정말 하나님이 살아 계신 것 같아요. 저도 하나님을 만나면 저렇게 변화될 수 있을까요?” 겉으로는 까칠하고 억지로 교회 다니는 것 같지만 하나의 마음속에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사모함이 있었다.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조급해하지 말고, 마음의 문이 열리도록 계속 기도하면서 기다려 줘야 한다. 지금은 부족해 보이고 기대에 다소 못 미쳐도 흔들리고 방황하는 이 모든 상황이 주님이 쓰시고자 하는 때를 위한 준비 과정인 듯하다. 그 과정의 통로로 교사인 나를 주께서 사용해 주시기를 바라며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 말씀을 바로 알아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기도하고 있다. 주께서 영원한 행복으로 학생들을 인도하시리라.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과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린다.


조서영 교사(고등부)

위 글은 교회신문 <74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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