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힘으로는 누구 하나 섬길 수 없는데도 주님께서 어린 영혼을 맡겨 주셨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해 퇴근하기 무섭게 학교 앞으로 전도하러 나가곤 했다. 학교 앞 전도는 내 삶의 큰 기쁨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전염병 탓에 전도하는 것도 예배드리는 것도 제동이 걸렸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아이들에게 전화로 심방하던 일도 나도 모르는 사이 느슨해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창자가 꼬이는 것처럼 배가 아파 죽을 것만 같았다. ‘아! 지옥에서 겪는 고통이 이런 것이겠구나.’ 몸서리치는 고통을 겪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이런 극심한 고통이 난무하는 지옥에 가게 해서는 안 된다’고 깨달아지며 그 즉시 나태에 젖어 심방을 미룬 죄를 회개했다. 아이들에게 다시 전화하며 “신앙생활 잘하라”, “집을 성전 삼아서도 예배 잘 드릴 것”을 애타게 권면했다.

어느덧 대면심방이 가능해지면서 아이들을 찾아가 심방했다. 그동안 만나서 심방하지 못하다 보니 학부모와 아이들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일이었다. 하지만 담임목사께서 기도해 주시고 심방 선물도 지원해 주셔서 새가족 어린이와 학부모의 마음 문을 열기가 한결 수월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전도하는 교역자·교사들의 격려와 충성도 구령의 열정을 회복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전도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구나. 교회와 담임목사님이라는 배경 그리고 교역자와 여러 교사들이 동역해야 할 수 있는 것이구나’ 깨달았다. 더는 전도가 부담스럽지 않았고, 영혼 사랑 가득한 우리 교회와 담임목사님 그리고 동역해 주는 교사들에게 감사하며 기쁨으로 전도할 수 있었다.

심방할수록 아이들과 학부모의 마음 문이 열렸다. 선우(11)는 코로나 사태 전에 몇 번 예배드리러 왔을 뿐 이후로는 교회에 오지 않았다. 심방할 때마다 선물만 냉큼 받아 놓고 예배 가겠다고 말만 하는 선우. 그러나 주일에 애타게 기다려도 결국 오지 않았다. 

하루는 심방할 때 선우가 물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왜 바보같이 맨날 속으면서 나를 만나 주는 거예요?” “왜냐하면 예수님도 죄 많은 우리를 위해 대신 죽어 주셨어.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 피 흘려 죽어 주신 거야. 선생님도 선우를 사랑해서 그래.” 이후 선우는 예배도 잘 드리고 전도도 하고 있다. 주님의 사랑으로 섬기다 보면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방역수칙이 완화되면서 학교 앞과 놀이터로 전도를 나갔다. 몇 년 전부터 전도하며 얼굴을 익혀온 아이들은 그새 키가 훌쩍 자라 있었지만, 낯설어하지 않고 나를 알아보면서 반가워했다. 전도지를 나눠 주면 모여든 아이들이 교회에 다시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동안 전도하면서 심어 둔 복음의 씨앗이 2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생명을 가지고 자라나는 모습에 감사했다.

주중에도 신입학년 교사들과 학교 앞과 놀이터에 나가 전도하고 아이들과 금세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예배드리러 오도록 독려한다. 코로나로 굳었던 마음이 풀리고 갈급했던 영혼들을 살릴 수 있도록 더 기도하고 전도하리라.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조영선 교사(디모데신입학년)

위 글은 교회신문 <74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