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08-23 21:39:06 ]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영적 침체기를 겪다가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부터 예전의 신앙으로 회복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즈음부터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식사한 게 자주 얹히거나 가슴이 답답했고, 어떤 날은 숨을 쉬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웠다.
설상가상 여름성경학교를 앞두고 교사 작정기도회를 시작할 무렵부터는 밥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식사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밥을 입에 넣어도 돌을 씹는 것처럼 입안에 밥알들이 돌아다니는데, 밥 한 수저 먹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인지 난생처음 알았다. 예전에 담임목사님께서 “밥을 씹는 게 꼭 왕겨 씹는 것처럼 힘들다”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밥을 먹지 못하니 조금씩 살이 빠지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혈변까지 보기 시작했다. ‘단순히 소화불량이라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여태까지 나를 교사로 쓰셨고, 또 쓰시려고 여름성경학교를 계획하시고 작정기도회까지 허락하셨는데 도대체 이 무슨 일인가 싶어 눈앞이 깜깜하기만 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머릿속에 불안한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참으로 힘들었다.
그럼에도 ‘기도해야 한다’는 감동에 따라 기도하니 하염없는 회개의 눈물 속에 평안함과 담대함을 경험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었다. 기도를 통해 가득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그 어떤 것도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했다.
또 내게 닥친 질병은 하나님께 깊이 있게 기도할 복된 기회임을 깨달았다. 가정에서 예배드리면서 조금씩 무너지고 무뎌져서 깊이 있는 기도를 하지 못해 답답해하던 내 영적 상태를 아시는 주님이 진실하게 기도하게 하시더니, 이어진 여름성경학교 작정기도회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해 눈물로 기도하면서 영적 상태를 조금씩 회복하더니 내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게 한 가지도 없음을 깨달았다.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더 많은 것을 맡기신다”(눅19:17) 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주의 일에 죽도록 충성할 마음도 응답 받았다.
지난달 예배 때, 생명의 말씀을 듣고 은혜받으면서 나를 괴롭히는 모든 질병에서 고침받았다는 확실한 감동을 받았다. 또 영적인 기운도 듬뿍 얻어 여름성경학교 때도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내가 하나님의 은혜를 넘치게 공급받으니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하나님 아버지의 애타는 심정으로 아이를 붙들고 통곡하며 기도할 수 있었다.
그러자 왜 기도해야 하는지, 왜 예배드려야 하는지도 몰라 평소 기도할 때도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던 아이들이 기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주변 친구들과 장난치던 아이가 혼자서 기도하고 있는 모습으로 변화되어 참으로 놀랍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여름성경학교를 통해 나 자신과 아이들의 영혼을 보게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했다. 앞으로도 교사인 나와, 내게 맡겨 주신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오직 주님께 시선을 고정시켜 주님이 기뻐하시는 충성으로 주님 일에 적극 사용되고 싶다. 이 모든 일은 주님이 하셨다.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소진선 교사(유치부. 6~7세)
위 글은 교회신문 <7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