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4-08-04 23:24:59 ]
지난해 전역 후 교회로 다시 돌아와 예배 시간마다 생명의 말씀을 듣고 은혜받게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복무 기간을 마친 후 다소 방황하며 신앙생활에 마음 붙이기 어려워했는데, 그 당시 하나님의 말씀이 내 마음을 위로해 주셨고 부모님과 담당 직분자의 기도 응답으로 회복할 수 있었다.
얼마 후 나를 죄와 사망과 지옥에서 구원해 주신 감당할 수 없는 큰 은혜에 감사하여 주를 위해 무엇이든 충성하고 싶다는 열망도 가지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충성이 무엇이 있을지 기도하며 고민했을 때 학생들을 섬기는 교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고등부 시절, 담당 교사들에게 섬김받으며 행복하게 신앙생활 한 지난날도 떠올리며 2024 회계연도부터 고등부 교사에 자원하여 충성을 이어 오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도 우리 1학년 5반의 10명 남짓한 학생들과 함께 신앙생활 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수없이 경험했다.
학생들 섬기며 예수님의 마음 알게 돼
올해 처음 만난 우리 반 학생 중에는 특별한 친구가 있었다. 중등부 시절에는 교회에 전혀 오지 않다가 고등부로 등반하면서 우리 반에 배속된 성민이다. 담당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특히 성민이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을 만나도록 섬겨야겠다는 감동을 받았다. 성민이를 위해 계속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매달렸고 학생과 자주 만나 진심을 다해 권면했다.
그러자 기도 응답으로 성민이가 고대하고 고대하던 고등부 예배에 드디어 참석했다! 집에서 교회까지 오는 데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도 주일마다 예배드리러 왔고,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교회에 오더니 주일 저녁예배인 4부예배까지 참석했다. 할렐루야!
그러나 예배드리러 오기는 와도 성민이가 하나님 말씀을 듣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 귀로는 듣지만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예배를 마친 후 어떤 설교 말씀을 들었는지 물어보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곤 했다. 이내 마귀가 영적인 귀를 닫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회개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을 깨달아 성민이의 영혼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주님! 성민이가 말씀을 듣고 은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그런데 주님께서 신임교사의 애타는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올 초 진행한 동계성회 기간에 성민이가 설교 말씀을 듣고 회개하기 시작하더니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하는 마귀역사가 완전히 떠나갔다. 이어진 기도 시간에도 이제까지 막혀 있던 봇물이 터진 것처럼 부르짖어 회개하더니 방언은사까지 받았다. 은사집회 시간에 성민이 옆에서 팔을 붙들고 애타게 기도하던 게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비록 교사로 충성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교사 직분은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눈물 흘리고, 사랑하는 자리인 듯하다. 학생 시절에 섬김받던 것과 달리 교사인 지금은 주님 심정이 없이는 학생들을 대하거나 섬기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는 한 학생에게서 상처가 되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런데 그 뾰족한 말이 다른 의미로 내게 큰 충격이었다. 과거의 내가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나를 섬겨 주는 직분자에게 철없이 던진 말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를 사랑해서 십자가에서 살 찢고 피 흘려 죽어 주신 예수님께 했던 말과 똑같았다. 마치 내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학생들 말과 행동에서 내 지난날 잘못을 발견하며 그저 눈물을 흘리면서 회개할 수밖에 없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섬기다 보면 이 땅에 죽기까지 섬기러 오신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주여! 우리 학생들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
지난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 기간에도 은혜받은 간증이 있어 나누고자 한다. 상반기를 마무리해가던 그맘때쯤 학생들을 섬기는 게 힘들다는 생각이 찾아와 하나님께 나의 상황을 솔직하게 기도로 아뢰었다.
그때 아들이 귀신에 사로잡혀 불에 들어가고 물에도 들어가지만 아버지로서 어찌할 줄 몰라 애를 태우다가 예수님을 찾아온 마가복음 9장의 말씀이 생각났다. 성경 속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막9:24)라고 고백한 아이 아버지의 절실한 심정이 전해졌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한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하며 교사로서 그저 힘들어할 것이 아니라 이 아버지의 믿음이 내 믿음이 되기를 간구했다.
이어 스스로 죄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 탓에 회개하지도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사인 내가 애타는 마음으로 회개하고 기도해 줘야 한다는 것도 깨달으니 그저 눈물만 주르륵 흘렀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내가 담당한 학생 중에도 하나님의 말씀을 내 말씀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아이가 있다. 말씀 듣자고 권면해도 예배 시간에 꾸벅꾸벅 졸고, 기도하자고 당부해도 눈을 뜬 채 건성으로 기도한다. 신앙생활보다 시험 공부와 취업을 우선하며 세상의 기준에 장악당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곧바로 하나님께 “내가 담당한 학생들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라고 간구했는데, 이 모습 또한 과거의 내 모습임을 계속 알아 가고 있다. 예배 시간에 매번 늦고 설교 말씀을 들으면서도 회개할 줄 모르던 내 지난날이 떠올라 그저 주님께 송구스러웠다. 끝없이 기도하고 회개하며 고등부 교사로서 학생들을 섬기려 애쓰고 있다.
나 같은 사람을 용서해 주시고 교사 직분을 주셔서 충성하게 하신 주님의 은혜에 무한 감사하다. 하나님의 은혜는 끝이 없으며, 그만큼 내가 나의 죄를 회개하는 것도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 회개하는 것도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를 교사로 사용해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리며 다가오는 하계성회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얘들아, 곧 하계성회야. 1년에 한 번뿐인 성회야. 알고 있지? 꼭 와라. 무조건 와라. 그런데 그냥 오지 마. 와서 하나님께 도와 달라고 해. ‘주님 저 불쌍히 여겨 주세요’, ‘저를 긍휼히 여겨 주세요’라고 도움을 구해. 하나님이 만나 주셔. 꼭 도와주셔. 왜냐고? 이 성회는 너를 위한 성회거든. 네게 은혜 주기로 작정하고 예비하신 성회거든. 하계성회에 꼭 와서 하나님께서 너를 만나 주시고 도와주시는 것을 직접 경험해. 지난 동계성회에서 은혜받은 게 벌써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 언제 적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했지? 그럼 하계성회에 와야지. 그렇게 잃어버린 은혜를 다시 받아야지. 또 와서 하나님과 사이의 첫사랑을 회복해. 다시 돌아오면 돼. 공부에 취업에 장악당하지 마. 생명의 말씀에 은혜받으면 묶였던 네 영혼이 자유로워질 거야. 선생님이 기도할게. 하계성회 때 보자!”
/정리 박채원 기자
<사진설명> 지난 상반기에 담당한 고등부 학생들을 위해 애타게 기도하고 섬긴 정예찬 신임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86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