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출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참여한 사람들의 갈등 소지가 많다. 교회 안 밖 사람들의 관심과 본 교회 성도들의 기도가 집결되어 있다.’
이 예사롭지 않은 사항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 우리 교회 안에 있다. 바로 ‘교회 건축 현장’. 하루가 다르게 제 모습을 찾는 새 성전 건축 속도와 비례해 성도들의 기대 또한 만만치 않은 요즘, 건축 과정의 복잡 미묘한 문제들을 믿음의 수학으로 풀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바로 14명의 건축 위원들. 그들이 이번 호의 주인공들이다.
주일이면 각자 맡은 일로 인해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기에 14명(신영희 전도사, 정몽룡, 이종명, 함윤용, 조성군, 김홍태 안수집사, 전민갑, 장중덕, 김경배 오정훈, 이존, 박준영, 최영수, 홍태기 집사) 중 6명만 만났지만 그들이 겪어 왔던 지난 1년간의 사정들을 알기엔 충분했다. 우선 기자가 궁금했던 것부터 풀어 나가기로 했다.
교회가 위치상으로 선교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하던데요?
“모든 성도들의 기도 덕분에 부지 구입은 - 물론 이 후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전적으로 하나님이 도우셨습니다. 교회 부지 예정지 80여 곳 중 마땅찮아 제쳐 놓았던 궁동 땅을 새 성전 부지로 구입하게 하셨으니 말입니다.”(정몽룡)
그 도우심은 궁동교회 주변(구로, 부천, 광명, 천왕동 도시개발)이 인구 밀집 지역화 되고 있는 것에서 드러났다. 또한 ‘교통 편리(전철과 대중교통 활용), 수양관과 거리상 근접, 우거진 산림이 이루는 자연 친화적 환경’ 등 하나님이 마련해 놓으신 선교의 천혜 요지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과 시공 계약을 맺는데도 굉장히 고비가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정말 초조한 나날들이었죠. 위태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계약서 날인을 위한 사전검토를 하느라고 이틀 밤을 꼬박 새며 두산 건설과 신경전을 벌렸는데, 계약 후 모두 병이 났다니까요”(오정훈)
건축 기공예배 날짜를 정하지 못하다가 2003년 7월 17일로 정해지고 계약 성사가 그 이틀 전 15일이었으니 그 초조함이 오죽 했었으랴! 계약 결정 여부에 따라 공사 진행 일정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는 탓에 계약 당일, 건축 위원 모두는 회사도 못 가고 계약현장을 지키고 있었단다.
“큰 건축을 하다 보면 비용이 추가 되는 게 상례지요. 건축위원 중에 전문인들이 없는 교회 건축은 더욱 그러한데, 저희는 아주 적절하게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조성군)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남들이 못하는 부분들을 해낸 그 비결이 무엇일까?
“우리 건축위원회는 건축 전문가들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타교회의 그것에 비해 수준이 높습니다.”(박준영)
유수 기업의 건설 현장 소장이었으나, 하나님의 집부터 잘 짓고 보자는 결단을 내려 건축 실무자로 들어온 박준영 집사. ‘설계 변경 계약서’ 작성 시 비용 절감에 큰 공로자이기도 한 그다.
“다른 교회와는 달리 우리교회는 발주 공사를 인터넷 공고와 현장설명회를 하여 업체를 선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업체 선정이 수의 계약으로 선정될 경우 일어나는 문제들을 미리 막을 수 있지요.”(박준영)
그래서 얻은 수확이 ‘투명한 재정 운영과 교회에 유익한 건축’이라고 한다.
또한 여기에는 우리 교회만의 특별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어느 업체든지 건축위원에게 밥 한 그릇이라도 사주는 것 금지, 주일날 작업 금지’란다. 이것으로 자칫 사사로운 감정이 틈탈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차단하고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파급 효과는 ‘교회와 시공사간 한 가족 같은 신뢰’라는 단 열매를 내 놓았다. 이것은 교회 건축을 얕보고 임하던 시공사들의 일반적인 인식을 변화 시켰고 건축계에 우리교회 이미지를 새롭게 세울 수 있었다.
큰일을 이루어내는덴 아무래도 담당자들의 헌신이 컸겠네요?
“적은 실무인원(3명)과 10명의 일반 직장인들이 많은 양의 일을 감당하느라 고생이 심했지요.”(정몽룡)
쉽지 않았던 지난날들이 생각나서 일까? 눈시울을 붉힌다. 믿음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그것은 그들이 각자의 경계 안에서 만드는 삶의 향기 때문이리라.
“회사를 뒤로하고 막상 뛰어들었는데 생각 보다 어려움이 많았지요. 우선 업무량이 일반회사보다 2-3배 정도고, 기술자도 파악 하지 못한 부분을 찾아내시는 담임 목사님의 예리한 영적 차원을 만족 시켜드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건축 실무를 맡은 후 아이들과 전혀 놀아 주지 못해서 그...”(박준영)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택을 했어도 아빠로서 자식에게 갖는 애틋함이야 어찌하랴!
“저는 현재 소망을 이루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일을 하면서 저의 3가지 기도제목(결혼, 주의 일, 어머니 구원)을 다 이루었기 때문이지요.”(홍태기)
탄탄한 토목 회사의 소장으로 일하다 감동을 받아 참여 했다는 그이는 현재 무보수로 실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건축이 마무리 되면 목회자의 길을 가려는 계획이란다. 그러면 그의 가계는 어떻게 채워질까?
“아내가 담당하고 있지요. 그런데… 현재는 아내가 임신 중이라… 좀 어려운 상태입니다. 임신한 아내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안타깝지요.” 아뿔사! 그렇구나 그러면 저이는 현재 자신의 선택에 회의를 갖진 않을까?
“물질과 환경을 이길 수 있는 힘을 하나님께 얻고 있습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제 남은 생애를 알뜰하게 쓰고 싶을 뿐입니다.”(홍태기)
“저는 건축에 관한 지식은 별로 없지만 하나님 전을 짓는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게 축복이라는 생각으로 충성하고 있습니다.”(김경배)
건축위원회에서 전체 관리를 맞고 있는 그. “헌신이랄 것도 없죠. 그저 불러 주신 것이 감사하고 순종 하면 복인데요.”(오정훈)
복! 이들이 받은 복이 궁금했다. ‘영적인 성장, 하나님께 할 말 생겼다. 그리고 후대에게 쌓인 복. 그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복의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하기 어려운 질문 하나! 건축 자금은 어떻게 충당되는가요?
“하나님의 전은 하나님이 세우십니다. 그리고 담임 목사님과 함께 모든 성도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수학으로 현재를 감당하고 있지요. 성전 건축이라는 큰 축복을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조성군)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달은 자만이 품어 내는 힘이 그들의 음색에서 묻어났다.
위 글은 교회신문 <5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