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이 빛 없이(24)] “아이들 걱정 말고 찬양 연습만 하세요”

등록날짜 [ 2018-07-31 13:27:45 ]



연습시간 동안 엄마 맘으로 아이들 돌보자
글로리아찬양대에 젊은 엄마 대원들 늘어


주일 오후 7시30분. 예루살렘성전 1층 문화선교실. 40대 후반 여 성도 2명이 폭신한 유아매트 여러 장을 넓게 깐다. 동화책과 공작 재료가 가득 담긴 박스들을 창고에서 꺼내온다. 아이들의 입을 즐겁게 만들 간식이 듬뿍 든 가방도 챙겨 나온다. 잠시 후, 문화선교실은 최적의 놀이공간으로 바뀐다. 뒤이어 아장아장 걷는 두 살 아기부터 여기저기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까지 30여 명이 우르르 몰려온다. 종이접기·책 읽기·그림 그리기부터 성극 시청까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어린이들을 엄마 맘으로 돌본다.

이렇게 2시간 동안 정성껏 어린이들을 돌봐준 여자성도 두 명은 바로 글로리아찬양대 섬김부원. 문화선교실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소예배실B에서 자모대원들이 찬양 연습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성도의 영혼에 벅찬 감사를 느끼게 할 천상의 하모니를 이루어 내는 동안, 섬김부원들은 찬양대원의 어린자녀를 섬기고 있다.

글로리아찬양대에 섬김부가 발족한 것은 3년 전. 글로리아찬양대는 우리교회의 헬몬·글로리아·시온 3개 찬양대 중 주일 오전 찬양을 맡는 30~40대 기혼 성도들로 구성된 찬양대인데 유독 30~40대 젊은 여성대원들이 적었다. 그 주된 이유는 주일 저녁 2시간에 가까운 연습시간 동안 어린 자녀를 돌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된 섬김부는 글로리아찬양대 주 3회 연습(주일 오전, 주일 저녁예배 후, 삼일예배 후) 중 주일 저녁 연습 때 대원 자녀를 돌본다. 2인 5조로 조직돼 주마다 돌아가며 자기 자식처럼 살뜰히 챙겨 먹이고 장난감과 학습도구까지 가져와 유용한 시간을 보내도록 해준다. 저녁 9시 아이들이 엄마 품으로 돌아간 후에도 섬김부 활동은 계속된다. 찬양 연습 장소인 소예배실B와 문화선교실을 청소한다. 바닥, 거울, 화장실까지 쓸고 닦는다. 섬김부가 조직되자 20명 남짓이던 대원 아이들이 지금은 30명이 넘는다. 그만큼 대원이 늘었다는 의미다.

곽효정 섬김부장은 “믿고 자녀를 맡겨주신 자모대원에게 감사하다”고 오히려 고마움을 표한다. “솔직히 남의 아이를 돌보는 일은 힘든 일이에요. 아무리 맘을 쏟아 돌봐도 천방지축 뛰노는 애들이라 넘어지기도 하고 가끔은 저희 힘으로 통제가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주님 은혜로 아이들이 엄마가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 연습을 마칠 때까지 잘 기다려 줬어요. 앞으로도 대원들이 하나님 앞에 예수 십자가 피의 공로에 젖은 은혜로운 생명의 찬양을 맘껏 올려 드리도록 아이들을 잘 섬기겠습니다.”


◇ 충성하는 일
주일 저녁예배 후 글로리아찬양 연습 시간 동안 찬양대원들이 온전히 연습에 임할 수 있도록 대원 자녀를 돌본다. 곽효정 부장과 부원(김경옥·김미경·김은애·박영실·신영미·신춘금·양미성·양완주·염춘희·임영빈)은 모두 10명이다.

◇ 충성하면서 받은 은혜
“아이들을 돌보는 충성을 하면서 얻는 바가 많습니다. 때로는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저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내 모습’이라 깨달아지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곤 합니다. 또 담임목사님의 심정을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습니다. 나는 이렇게 아이 30명을 맡으면서 우왕좌왕하는데 담임목사님은 그 수많은 성도를 목양하며 아이처럼 철없이 구는 성도를 바라볼 때 ‘얼마나 속앓이하실까’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에 아이들을 더 진실하게 섬기게 됩니다.”

/동해경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5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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