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 예수를 믿으셨나요?
1980년에 처음으로 교회에 대해서 알게 됐어요. 그저 세상 일만 열심히 하던 저에게 어느 날 작가 김승옥 씨가 갑자기 예수를 믿더니 저보고도 예수를 믿으라고 하더군요. 당시 ‘바람 불어 좋은 날’이라는 영화를 명보극장에서 상영하고 있었는데 그 극장의 주인이 신영균 장로였어요. 거기서 성경공부를 하게 되었고, 성경공부를 하던 중에 지갑 속에 가지고 있던 부적이 부끄럽게 여겨져서 사람들 앞에서 태우기도 했죠.
그리고 그 영화를 상영할 때 허병섭 목사님이란 분이 저를 찾아왔어요. 영화 ‘어둠의 자식들’, ‘꼬방동네’에 나오는 실제 인물이죠. 그런데 그 목사님이 자신이 나오는 영화를 보시고는 저를 향해 좋은 영화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목회자들이 하는 선교의 일을 영화가 할 수 있다고요. 그 전까지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인기나 돈벌이로만 생각했지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그 이후에 영화를 만들 때 마지막 장면은 언제나 찬송가로 끝냈으니 신통하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제가 한 게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였던 것 같습니다.
▶ 이번 성회에서 어떤 은혜를 받으셨나요?
연세중앙교회는 임성순 집사가 강권해서 오게 됐는데, 연세중앙교회는 굉장히 뜨거워서 어떻게 보면 사관학교 다니는 기분으로 다니면서 오늘 여기 하계성회까지 왔습니다.
윤석전 목사님께서 지난날의 저의 잘못된 신앙생활의 태도에 대해 콕콕 집어주셨어요. 정말 많은 걸 깨달은 것 같아요. 하계성회에 와서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특히 삼일째인 수요일 아침부터는 제가 완전히 깨진 걸 확인했습니다. 그동안에 자아의식이 강하게 저를 지배했습니다. 저는 그것을 명상이나 묵상처럼 생각했었는데,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보니 저의 강한 자아의식이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윤석전 목사님이 결사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영혼에 대한 관심을 깊게 가지시는 것에 대해서 승복하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변치 않는 소금의 맛’이라는 주제를 갖고 삼일 동안 집요하게 본문 말씀을 그대로 설교하시는 것에 대해 윤석전 목사님의 개인적인 고집처럼 느껴졌습니다만, 삼일을 지나면서 보니까 가장 근본적인 기독교의 본질적인 말씀을 해주셨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은사 집회 때 성령충만을 체험하고 방언은사를 받으셨다고 하셨는데, 축하드립니다.
방언을 받기 위해서 성령님께 진심으로 내 죄를 고백했어요. 그리고 우리 가족들 살려달라고, 아직 예수를 영접하지 않은 어머니, 동생, 형을 위해 기도하고, 신앙이 약한 아내와 아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지난날의 죄를 다 회개하고 나니까 몹시 개운합니다. 목사님께서 방언은 비행기에서나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계속 방언기도를 해야겠습니다.
▶ 투병 중인 친구를 전도하셨다고요?
연세중앙교회에 처음 왔을 때 어머니를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로하신 어머니가 아직 예수를 영접하지 못하셨거든요. 그래서 어머니를 두 번 모시고 왔습니다. 그 무렵에 S대학교 교수인 친한 친구가 폐암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임성순 집사와 함께 그 친구한테 가서 교회 다닐 것을 권유했죠. 그 친구는 하나님이 특별하게 쓰실 수 있는 훌륭한 친구인데 전도를 하면 심하게 하나님을 거부했어요. 사실 저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을 때였는데 폐암에 걸렸다는 소리를 들었죠. 찾아가서 마지막 기회다 싶어 설득을 했어요. 그 친구가 마음이 약해져서 교회를 가겠다고 그러더라고요. 연세중앙교회에 처음 온 날 자기 스스로 등록을 했어요. 목사님 설교가 좋대요.
연세중앙교회 강남지역 식구들이 다 같이 모여 그 친구를 위해 기도했어요. 한번은 그 친구가 천사가 나타나 무거운 짐을 다 가져가겠다고 하는 꿈을 꾸었대요. 난 30년 가깝게 예수 믿어도 그런 꿈을 꿔본 적도 없는데 말이죠. 그 친구가 하는 말을 듣고 제가 마음이 뜨겁고 눈물이 났어요. 뭔가 믿음을 주시고 소망을 주시는 것 같아서요.
▶ 성회에 와서 은혜 받고 앞으로 비전이나 활동에 대해서 생각하신 것이 있으세요?
현재는 제가 구상 중인 작품이 있는데, 윤석전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구체적으로 이런이런 부분을 보강해야 돼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윤석전 목사님께서 “기독교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심하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가슴이 찔렸습니다. 하나님과의 뜨거운 체험도 없이 성경도 모른 채 선교영화를 만들었으니 오죽했겠어요. 중요한 것은 오늘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좋은 의미에서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본질을 체험한 이장호 감독. 세상에서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변화가 가져올 성령의 파장을 기대하며, 영화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메시지가 온 세상에 전파되기를 소망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