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이오브이 선교원 정혜연 원감

등록날짜 [ 2009-08-25 17:37:10 ]

유치원 평교사 시절부터 현재까지 25년 동안 한결같이 ‘아이 사랑’에 헌신해 온 정혜연 원감의 손에는 칼에 베인 영광의 상처들이 많다. 복사기도 코팅기도 없던 시절부터 교육 자료를 직접 만들며 ‘꼬마 제자’들에게 쏟아 부은 25년의 이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손이다. 정 원감의 ‘어린이 예찬’을 들어 보자.



우리 교회에 언제 오셔서 충성하셨나요?
모태신앙이긴 했는데 어머님이 잠시 신앙을 떠나 계실 때였어요. 혼자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고 있었는데 항상 말씀에 대해 갈급함이 있었어요. 그러다 지인(知人)을 통해 연세중앙교회를 알게 되었고, 철야예배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 연희동으로 찾아갔어요. 지하실 냄새가 심했는데도 그 냄새는 안 느껴질 정도로 말씀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말씀에 갈급하던 때였으니 얼마나 꿀송이처럼 그 말씀이 달았겠어요. 우리 교회에 와서는 주로 중고등부 교사와 성가대원으로 충성을 했습니다. 중고등부에서 가르쳤던 제자들이 지금은 교회 곳곳에서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신기해요. 그리고 남다르죠.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제가 봐도 예쁜데 하나님 보시기엔 얼마나 예쁘실까 싶어요.

어떤 교육관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지?
교육의 첫째 요건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진실한 사랑은 결국 다 통합니다. 스폰지에 물이 젖듯이 진실한 사랑은 결국 전해진다고 보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이 모두 밝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밝은 색 옷을 입으라고 자주 말씀 드려요. 그럼 아이들도 선생님 따라 밝아지죠. 아이들이 즐겁고 발랄하고 경쾌하게 원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선교원 땅을 밟는 아이들의 삶이 날마다 풍요롭고 부요하기를 위해서 날마다 선생님들과 한마음으로 기도해요. 믿음 안에서 풍요, 말씀의 풍요, 물질의 풍요, 행복의 풍요를 위해서요.
개인적으로는 하나님의 성전에서 하루종일 살 수 있다는 게 참 기뻐요. 날마다 ‘감사함으로 행복하게 일하자,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일을 감당하자’고 다짐해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갔던 아이들이 다음날 아침 원에 무사히 도착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감사해요.

선교원 운영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선교원은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이 참 많아요. 부모님들이 알아주시는 것과 상관없이 선교원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많아요. 교회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줍니다. 선교원 건물 유지비는 물론이고 선교원과 관련된 행사시에 교회 차량도 우선적으로 편의를 봐 줘요. 외부 차량을 빌릴 수도 있겠지만 안전운행 면에서 교회 차량과 비교할 바가 못 돼죠.
특이한 점이 있다면, 선교원 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채소들로 무공해 반찬을 만들어요. 호박, 가지, 감자, 아욱, 파, 시금치, 열무, 깻잎, 토마토 같은 것들을 몇몇 권사님, 집사님들이 정성스레 키워 주세요. 주식인 밥도 날마다 달라요. 몸에 좋은 치자물에 현미, 흑미, 완두콩, 녹차, 수수, 조, 쥐눈이콩 등 각종 잡곡을 섞어서 아이들 먹을 밥을 지어요. 잡곡이 보통 백미보다 많이 비싸요. 꼭 이렇게 까다롭게 아이들을 먹여야 하느냐고 묻는 말에 전 이렇게 대답해요. “그럼요. 이 나라의 새싹들이니까요.”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셨나요?
어릴 때 큰언니한테 많이 혼났던 기억이 나요. 동네 애들을 보기만 하면 닦아주고 업어주고 했거든요. 제가 몸이 작고 약했는데 무거운 아이들을 자꾸 업어주니까 언니가 속상했겠죠. 지금도 제가 좀 작잖아요.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후로 평교사, 주임교사, 원감으로 지금까지 25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이들과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정말 행복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래서 결혼할 생각을 못 했던 것도 같아요. 주말에 애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그렇게 생각이 많이 나요. 변비는 괜찮을까? 감기는 나았을까? 부모님과 시간을 잘 보낼까? 등등. 아이들에게 가는 마음도 억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 못 써요. 아이들을 하도 안았다 내려놨다 해서요. 아이들과 있을 때는 피곤한 줄 모르는데 집에 가면 파김치가 돼서 아무 말도 못할 때도 많아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조언 부탁드려요
아이들을 기다려 주세요. 조급하게 지나친 학습을 요구하지 말고 발달 단계에 따라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밖으로 많이 나가 주시면 좋겠어요. 가까운 도서관, 박물관에도 가고 갯벌 체험도 함께 다녀오세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만들고 느끼면서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부모님에게 받은 상처는 아주 오래 가니까 아이에 대한 평가를 신중히 해 주세요. 특히 만 3~4세 때 아이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해요. 말썽쟁이, 멍청한 아이, 고집쟁이, 겁쟁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면 안 되겠지요.(웃음)

위 글은 교회신문 <1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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