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이면 우리 교회 남자화장실은 한명권, 정채호 집사 때문에 반짝반짝 윤기가 난다. 이들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양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할 도구를 챙겨들면 영락없는 화장실 청소요원이 된다. 지하 주차장 남자 화장실부터 시작하여 비전센터를 거쳐 본당 화장실을 다 청소하려면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변기와 바닥에 세제를 뿌려 더러운 이물질을 벗겨내고 대걸레로 물기를 닦아 내면 금새 깨끗해진다. 거울도 닦고, 다 써버린 화장지도 갈아 끼우고, 막힌 변기도 뚫고 나면 화장실 청소 끝.
이들이 주일날 교회 화장실 청소로 충성을 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웬만한 건물 수리는 다 할 수 있는 한명권 집사가 먼저 이러한 충성에 감동을 받았고 지난해 같은 기관에 있던 정채호 집사가 동참하게 됐다. 이들은 “성도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지어진 아름다운 성전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가꾸는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다”고 고백한다. 정 집사는 화장실 청소 충성을 하면서 20년 동안 바람만 불어도 다리가 잘려 나갈듯 아픈 통풍을 치료 받았다.
이제는 화장실에 가게 되면 으레 휴지가 다 떨어진 곳이 없는지, 변기가 막힌 곳이 없는지 바닥이 미끄럽지는 않은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는 이들. “끝까지 이 초심의 마음 변치 않고 충성하고 싶다”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넘쳐나길 기도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7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