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을나누며] “음악 ‘비서’로 쓰임받는 게 소망이죠”

등록날짜 [ 2010-02-01 11:57:49 ]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찬양에 초점 맞춰
5000명의 성가대 이룰 그날 위해 나아갈 것


속담에 ‘송죽(松竹)의 절개는 엄동설한에야 안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절개는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어 봐야 그 변함없음과 깨끗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뛰어난 경력과 화려한 사람들이 뜨고 지는 일이 거듭될수록 굳게 뿌리를 내리고 견고히 서 있는 송죽들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 교회 성가대에서 그 송죽을 닮은 유홍준 음악감독을 만났다.

음악감독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요.
-한마디로 하나님께 드려지는 음악에 대한 총괄적인 수정과 관리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성가대와 오케스트라에서 쓰임받는 음악가와 성악가의 관리에서부터, 교회 내.외부 행사나 국가행사 시 음악이 꼭 들어가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교회 각 기관과 유기적으로 일을 나눠 최상의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 담임목사님의 취지에 따라 행사 초안을 만들고 곡 선정에서부터 행사내용 세팅까지 코치하고 돕고 방향을 잡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감독’이라기보다는 ‘비서’라고 생각하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요?
-성탄 트리 점등식이 참 좋았어요. 서울시에서 매년 하는 행사지만 우리 교회와 담임목사님의 성탄메시지를 통해서 성탄의 참된 의미를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로마 한인교회를 위한 자선 음악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유학시절 로마 한인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컸습니다. 당시 로마 한인교회에서 사찰로 일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비전도 받을 수 있었거든요. 윤석전 목사님의 영성 깊은 설교를 통해 로마 한인교회가 다시 일어서는 계기가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목사님의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강행군하면서까지 로마 한인교회 부흥성회를 성공적으로 인도해 주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하고 써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연세중앙교회의 음악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우리 교회는 최고의 음악적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기에 항상 담임목사님께서 성악가들이나 성가대, 관현악단에 관심을 두시고 기도해 주시며, 하나님께 최상의 것을 드리고자 하는 목사님의 심정과 성도들의 열정이 합해져서 높아졌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교회 음악 수준은 사람이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정하시는 거죠. 우리가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받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셨는가, 성가대원 각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드렸는가에 중점을 둬야 하겠지요. 이것이 하나님 기준의 음악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수준이 높아질수록 교만하지 않도록 조심해야죠. 예배에 성공해야 성도들이 영적인 힘을 얻어 삶 속의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으니까 최고의 예배를 올려 드리기 위해 성가대원 각자가 ‘나는 영적 전쟁을 위한 정예 부대다, 선봉 부대다’라는 생각으로 찬양해야 되겠죠.

성가대의 발전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계세요?
-담임목사님께서 늘 선포하시는 5000명의 성가대죠. 저는 찬양을 통해 회복되고, 걱정, 낙심, 좌절될 때 성가대에서 찬양하면 충만해지고 삶이 변화되고 여유로워지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습니다. 또 영적인 부분도 채워 주시고 악한 부분은 물리쳐 주시며 담대함도 주십니다. 5000명의 성가대는 웅장함도 있겠지만 5000명이라는 사람들 개개인이 성령 충만해져서 각자의 위치에 돌아가 크게 쓰임받게 될 때 놀라운 역사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전도하는 것도 좋고 찬양의 능력을 통해 은혜 받고 자발적으로 성가대에 지원하는 것도 좋겠죠.

개인적으로 우리 교회 와서 받은 축복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 교회 와서 기존에 생각해 오던 나만의 신앙의 기준이 무너지고 새로운 성경적인 신앙 기준이 정립됐습니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게 됐고 교만하고 자만했던 부분들이 무너졌어요. 그리고 새로운 신앙의 자아가 생겼습니다. 더 복음적이고 성경적인 부분들이 강화된 거죠. 무엇보다 당뇨로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예전보다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클래식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자 3년 전부터 준비한 KAG(카그)를 출시합니다. 카그는 클래식 시장을 비즈니스화시키는 일로, 쉽게 말해서 외국에 음악 공부하러 갔던 사람들이 한국에 돌아와 수준 높은 역량을 펼칠 곳이 없고, 관객 확보도 힘든 현실을 고려해 클래식 시장을 대중화하려는 계획입니다. 그 일환으로 카그 아트홀과 카그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요?
-교회에서는 음악감독으로 쓰임받는 것, 세상에서는 문화예술 사업가로서 지경을 넓히고 많은 아티스트들과 고객들을 하나님께 인도하고 그 사람들 역시 하나님께 쓰임받는 일꾼으로 이끄는 것이 소망입니다.
하나님 뜻에 합한 자는 고통과 시련과 연단이 따르죠. 하지만 고통이 심할수록 예수님의 고통을 이해하고 연단이 오래될수록 단단해지고 시련이 많을수록 강해지고 담대해질 수 있으니 믿음의 길을 굳건히 가게 하십니다. 또 하나님께서 주의 종을 통해서 뜻과 마음을 전달하시니 그 마음을 받아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온전한 길을 가고 싶은 것이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유홍준 음악감독은 “예배를 드릴 때마다 매 예배를 마지막 예배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 예배 다음에는 이 세상에서 어떤 예배도 없다는 각오로 임한다”고 고백했다. 스스로 나태해지려는 마음을 추스르고 오직 하나님께 기쁘게 쓰임받기만을 원한다는 그의 마음은 알고 보니 엄동설한에 핀 꽃처럼 영적 생명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유홍준 음악감독을 통해 우리 교회 성가대가 하나님께 더 큰 영광을 돌리고 더 값지게 쓰임받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혜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17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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