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몬-글로리아-시온찬양대 지휘자] 돋보이는 자리에 숨은 ‘순종’과 ‘사랑’

등록날짜 [ 2013-01-08 15:14:04 ]

연세중앙교회로 이끄신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하심
‘작은 일’에 충성하면 ‘큰 일’ 맡기심을 깨닫게 돼


<사진설명> 왼쪽 부터 박창석, 박영태, 윤승업 지휘자           사진 | 김영진

연세중앙교회 헬몬.글로리아.시온 세 찬양대 지휘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주일 오후 자리를 마련했다. 매주 찬양대 지휘석에 오르고, 교회 바깥에 크고 작은 무대에 자주 서면서도, 하나님 앞에서 찬양하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떨리고 설렌다는 이들. 수백 명 찬양대를 이끄는 책임감도 남다르지만, 맹렬한 장수처럼 지휘봉을 휘저으며 돋보이는 자리에 서는 화려함 이면에는 순종이 있고, 눈물이 있고, 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넘쳤다.


연세중앙교회로 이끄심
세 지휘자 모두 음악을 업으로 해오는 동안 평범하게 살아오지는 않았다. 행복한 일도 있던 반면 쉽사리 풀어지지 않는 멍처럼 쌉쌀한 일도 많았지만, 연세중앙교회에 오기까지 겪은 일화 역시 하나님 섭리 안에서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윤승업 상임지휘자는 독일 유학 생활 중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고, 7년간 바이마르교회에서 찬양대 지휘를 맡으며 신앙의 기초를 다졌다. 사실 김응석 목사(바이마르교회 담임, 당시 집사)가 바이마르 찬양대 지휘자로 추천한 20대의 윤 지휘자는 믿음이 없던 터라 ‘작은 교회에서 지휘하는 게 무슨 이득일까?’ 하며 빼곤 했지만, “주님 일은 일단 ‘아멘’ 하는 게 복이다”는 김응석 목사 말에 순종해 여기까지 이르렀다.

“교회에서 충성할 일이 들어올 때 일단은 ‘아멘’ 하려고 합니다. 독일 교회에서 순종하지 않았다면, 연세중앙교회에 오는 일도, 얼마 전 5000명 찬양대로 영광을 돌리는 일도, 심지어 하나님을 몰랐을 수도 있으니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죠.” 

글로리아찬양대 박영태 지휘자에게는 연세중앙교회에 오기까지 노대권 목사(인천 길병원 원목)가 십 년 넘게 중보기도로 섬겨 주었다. 1990년부터 찬양대 지휘를 맡아 암 병동에서 찬양하던 박 지휘자는 매번 노 목사께 “박 선생이 연세중앙교회 지휘로 가야 하는데...” 하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 윤석전 목사가 인도하는 집회에 적극 참석하던 노 목사의 말에 박 지휘자는 “목사님,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거기는 신앙으로나 음악으로나 보통 수준이 아닙니다. 쓸데없는 기도하지 마세요” 하고 우스갯소리로 넘겼다.

그런데 작년에 우연히 연세중앙교회 지휘자 오디션을 보았고, 통과되자마자 박 지휘자는 노 목사를 찾아갔다. 그때도 여전히 노 목사는 “박 선생, 매번 말하지만, 박 선생이 연세중앙교회 가야….”

“예, 갔습니다. 노 목사님 기도 때문에 연세중앙교회 지휘자로 갔습니다.”

박 지휘자는 “학력이나 경력 등으로 볼 때, 저 자신이 많이 부족하죠”라고 겸손히 말한다. 그리고 음악계에서도 “연세중앙교회 지휘자는 참으로 견고한 믿음 없이는 버거운 자리”라는 소문도 익히 들어왔지만, ‘도전해 보자’라는 마음으로 지원해 지금까지 연단되고 있다. 그리고 첫 오디션 때 모인 찬양대원들의 눈빛이 무척 진지하고 열심 내는 모습에 반해 지휘자로 일하고 싶은 확신이 일었다고 고백한다.

헬몬찬양대 박창석 지휘자는 앳된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굴곡진 과정을 털어놓는다. 박 지휘자는 교회 음악감독을 놓고 준비하던 터라, 여러 교회 찬양대를 인터넷으로 모니터하다 연세중앙교회 찬양대를 보았고, “하나님, 제가 죽기 전에 연세중앙교회에 꼭 가겠습니다” 하는 사모함이 일었다.

그런데 오디션 당일, 노래는커녕 말 한마디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찬양대원 발성 교육을 위해 성악과정을 밟은 지휘자를 뽑기 때문이다. 결국 그다음 주에 와서 재차 오디션을 봤지만, 썩 좋은 역량을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도 하나님께 올린 서원 덕분인지 서너 달 후 지휘자 오디션이 다시 공고되어 오디션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방에 있다가 오느라 두 시간이나 늦어 오디션이 끝났을 것으로 여겨 ‘가족들과 연세중앙교회에 가서 기도라도 하고 가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교회 입구에 들어서는데, 연락이 왔다.

“선생님, 빨리 오세요. 목사님 기다리세요!”

박 지휘자는 헐레벌떡 준비해서 오디션을 마쳤고, 하나님 은혜와 두 번에 걸쳐 지원한 사모함으로 헬몬찬양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지휘자로 2년째 있으면서 음악가로서 자신을 내려놓고, 공연이나 밖의 일들이 찬양대 지휘와 겹치면 과감히 포기하면서 연단되고 있다.


믿음의 고백들
윤 지휘자 내외는 연세중앙교회에 와서 은혜 받으며 주님 일에 더 쓰임받기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년 말, 윤 지휘자가 충남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내외가 지휘자로, 구역장으로 충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기도만 했어요. 아무리 겸손하게 봐도 충남교향악단은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수한 기관인데, 저는 하나님 말고는 배경이 없었어요. 근데 충남교향악단이 국내에서는 거의 최초로 공개채용으로 전환해 투명하게 상임지휘자를 뽑게 됐어요. ‘하나님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기도하며 준비하니 하나님께서 응답하셨습니다. 음악계에서도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일 만큼 투명한 과정을 거쳐 뽑혔고, 담임목사님과 전 교우님들이 진심으로 기뻐해 주셨습니다.”



헬몬찬양대 박창석 지휘자는 노년 찬양대원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말한다. 연세가 많아서 몸도 힘들고 암기력도 떨어져 어려워하지만, 신앙 연륜이 깊고, 평소 많은 기도생활을 해서 다른 찬양대보다 은혜가 넘치는 것을 느낀다고. 그래서 지휘자로서 기도제목을 내놓아 응답도 많이 받는 체험을 했다. 그리고 평소 담임목사가 “자녀가 많아도 하나님이 다 키우신다”고 한 말씀에 감동해 자녀를 하나 더 두려 노력했는데, 찬양대원들 중보와 축복 속에서 셋째를 낳는 경사도 있었다. 

박영태 지휘자는 현재 신학대학원에 다니며 찬양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에 와서 은혜 받고 나니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신학사조가 예수 앞에서 철저히 부서지는 것을 경험했다. 자신의 영성이 부족하다며 우리 교회에 와서 기도에 열심을 내는 등, 하루하루가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최근 집 앞에 우리 교회 인천기도처가 생겼어요. ‘나 기도하라고 여기다 갖다 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또 꿈에서 목사님이 나타나시더니 ‘거기서 열심히 기도해라. 그럼 내년에 네 인생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거다’ 하고는 바쁘다면서 가셨어요. 얼마나 성도를 사랑하며 기도하시면 성도들 꿈속에까지 나타나셔서 기도하라고 하실까요? 연세중앙교회에서 예수만 바라보는 것을 배우게 돼요.”

담임목사가 복음 전하다가 순교하고 싶다는 말을 자주하는 것처럼 찬양대 지휘자들도 찬양하다 들림받고 싶고, 순교하는 마음으로 지휘자석에 서고 싶다고 고백한다. 천국에서는 영원히 하나님을 찬양할 터인데, 지휘자들이 천국에서 찬양하는 모습은 어떠할까. 올 한 해도 찬양으로 예배를 수종할 지휘자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겠다.

/오정현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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