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3-19 16:06:36 ]
마음껏 신앙생활 하지 못했으나
기도하면 영적생활 할 힘을 주셔
부르짖어 기도할 곳도 없고, 예배도 주일에만 군 교회에서 한 번. 신앙생활 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도 돌아보면 주님께서 기도할 곳을 마련해 주시고 때에 맞게 은혜를 부어 주셨다.
포병 출신이다. 파주의 매서운 바람이 불어닥치는 자주포의 기관총 경계석은 후임병 몫이었다. 나는 그 자리가 좋았다. 기관총을 붙든 채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차에 시동을 걸면 우렁찬 엔진 소리에 아무리 부르짖어도 기도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고 하나님만 들으실 수 있다. 신앙생활을 마음껏 할 수 없는 갈급함에 포탑에 앉아 얼마나 애타게 기도했는지 모른다.
지난해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를 앞두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던 중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감동을 강하게 받았다. 훈련 중에도 일과 중에도 틈틈이 기도하고 있었지만, 입대 전 ‘전 성도 저녁기도회’에서 2시간씩 기도하던 것처럼 좀 더 오랜 시간 깊이 있게 기도하라는 주님의 당부였다.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롬13:11). 집중해 기도할 시간은 로마서 말씀처럼 한밤중이었다. 불침번 근무를 마친 후 주님께 영력을 달라고 기도하곤 했는데, 기도만 시작하면 주님이 힘을 주셔서 피곤하지 않았고 내 영혼 사랑하는 주님 심정도 진하게 느꼈다. 누구든 꺼릴 법한 야간 근무 시간도 나는 기도 시간이라며 주님 만날 생각에 무척 기다려졌다.
불침번 근무가 없는 날에도 기도하도록 주님께서 나를 깨워 주셨다. 밤 두세 시면 하나님께서 어김없이 깨워 주셔서 50일 동안 정한 시간에 작정기도를 할 수 있었다. 생활관에는 대여섯 명이 침대를 쓰고 있는데, 부르짖어 기도하지는 못했으나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했다. 주님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진실하게 기도했다.
코로나19로 연세가족 누구나 영적생활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시기에 군생활을 한 연세장병들은 아마 유튜브로 예배드리고 청년회 모임도 참석하면서 나름의 혜택(?)을 누렸을 것이다. 스마트폰도 일과를 마친 후 사용할 수 있어 부원들과 합심해 기도하고 내 다급한 중보기도 제목도 나눌 수 있었다. 입대 전만 해도 합심기도 한 번이 이렇게 귀한 줄 몰랐는데…. 군생활이라는 갈급한 상황에서 큰 힘이 되었다. 입대 전만 해도 신앙생활을 어떻게 할지 무척 걱정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생각과 달리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군생활을 잘 마치게 됐다.
유학생 신분이다. 오는 9월에 미국에 다시 갈 예정인데 복무 기간에 영적생활을 단련했으니 혼자서도 신앙생활을 잘해 보려고 한다. 군대라는 환경에서도 성령 충만하기만 하면 주님이 일하신다는 것을 경험했다. 담임목사님 설교 말씀에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제대하면 군생활보다 죄지을 유혹도 많아질 것이므로 영적생활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유혜진 기자
양현우(대학청년회 7부)
위 글은 교회신문 <69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