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11-03 14:41:44 ]
안녕하십니까. 지난 2021년 3월부로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한 일병 이지우입니다. 먼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상근예비역은 신병훈련소에 5주간 입소해 군사훈련을 받은 후 보통의 장병들처럼 자대에 가는 것이 아니라 원래 거주하던 곳에서 출퇴근하면서 군복무를 하게 됩니다. 상근예비역으로 장병 간증을 쓰게 되어 다소 부끄러우나 훈련소 기간 은혜받고 전도한 일화를 나누고자 간증하려고 합니다.
훈련소에서 예배드리기를 사모했더니
신병훈련소에 들어가면서 ‘5주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 안에서도 예수 믿는 자답게 구별된 삶을 살리라’, ‘굳건한 믿음을 보여 주리라’ 마음먹으며 입대했습니다. 입대 전 다중시설을 이용한 훈련병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2주 동안 격리된 채 지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열심히 기도하라고 귀한 시간을 마련해 주셨나 보다’라고 감사하며 입소하면서부터 하나님께 깊이 있게 기도했습니다.
기도할 시간을 얻은 것은 감사했으나, 두 주 동안 격리하면서 예배드리러 교회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조교에게 전해 듣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낙심하기도 했으나 ‘그래도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바꿔 주시리라’ 생각하며 계속 기도했습니다. 또 입대하면서 가져간 담임목사님 저서가 귀한 영적 양식이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세속적인 재미거리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 하나님 말씀과 목사님 저서를 읽으면서 ‘아! 나는 정말 죄 아래 살다 멸망해야 했을 죄인이었구나’라는 것을 더 심각하게 깨달으면서 회개했습니다. 또 우리 가족과 새가족청년회 식구들을 위해서도 한 명 한 명 생각하며 기도했고 나라를 위한 기도도 열심히 했습니다.
군대라는 경직된 조직에서 신앙 고백하는 데도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주님이 주신 담대함으로 주일을 앞두고 담당교관에게 “제가 예수 믿는 사람인데 어떻게든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요청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예민해 있던 교관은 “격리 끝나고 2주 후에 드리면 되잖아!”라고 했습니다. 워낙 강경하게 말하는 터라 더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입대 전 담임목사님을 통해 온갖 핍박에도 신앙을 지킨 간증을 들으면서 ‘나도 저렇게 신앙생활 해 보리라’ 마음먹었는데, ‘날 위해 죽어 주신 주님께 이 정도밖에 못 하는가’라며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동기들 전도해 주님 기쁨 되길
그때 문득 예배드리는 것만큼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해 보자는 감동이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도였습니다. 아직 서먹서먹한 동기들 사이에서 유독 가까워진 친구에게 “나랑 같이 말씀 읽고 예배드려 보자”고 했습니다. 격리 기간에 딱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을까요. 동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배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만큼은 저도 담임목사님 같았습니다. “태초에 첫 사람 아담이 범죄한 이래 아담 속에 있던 우리 인류는 모두 죄 아래 살다 그 죗값으로 영혼의 때 멸망해야 할 처지였는데, 하나님의 아들, 죄 없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십자가에 피 흘려 내 죄를 다 갚아 주셨다. 그리고 거룩하신 예수님은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너도 이 사실을 믿고 예수님을 내 구주로 영접하기를 바란다.”
동기에게 내가 알고 있는 예수님을 정말 진실하게 전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전도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무척 떨렸으나 주님 심정 가지고 예수님을 소개했고 친구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었습니다. 이 기도가 언젠가는 응답되리라 믿으며 전도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복음을 잘 들어준 이도 있는 반면, 예수님에 대한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절대 전도하지 말라”며 선을 긋는 동기도 있었습니다. 저도 아직 혈기 왕성한 탓에 경상도에서 온 그 동기 말에 솔직히 기분이 상했지만 ‘저 정도는 핍박도 아니지’, ‘의를 위하여 핍박받는 것도 복이 있지’(마5:10)라며 이내 마음을 풀었습니다.
두 번째 맞는 주일을 앞두고도 주일예배를 위해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사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어떤 조처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으나 주님이 일하시도록 기도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른 교관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한 후 예배드리고 싶다는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그 교관의 마음 문을 주님이 열어 주셨는지 “내 핸드폰으로 예배드려. 요즘 교회마다 온라인 예배들 드린다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님이 응답하신 것입니다. 한 주 만에 예배드리고 설교 말씀도 들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마음껏 예배드리던 지난날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주님께서 예배드릴 환경을 열어 주신 것도 감사한데 전도할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지난번에 전도를 거절하던 경상도 동기는 “와! 니 대단한데”라며 저를 좋게 봐주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동기는 자기 의견이 워낙 뚜렷한 성격이었는데, 입대해서도 자기 신앙을 지키려고 적극 나서는 제 모습이 멋져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후 자기도 교회에 가 보겠다고 하기에 격리를 마친 후 예배드리러 같이 다녀오곤 했습니다.
예수 사랑 전하려 하자 주님 일하셔
훈련소 기간은 금세 지나가고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경상도 동기에게 좀 더 복음을 전해 주고 싶다는 감동을 받아 옆자리에 앉아 예배드렸습니다. 마침 동기가 ‘독생자’가 무슨 뜻인지 궁금해하기에 “독생자란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 예수”라며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 죄를 짊어진 채 십자가에 피 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심을 믿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아직 복음에 대해 낯설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동기에게 급하게 복음을 전했으나 예수가 구세주라는 것은 확실히 알았을 것입니다. 예배를 드리며 주님에 대해 궁금해하고 교회에서 선물과 간식을 주는 것을 받고 “아, 무슨 일이고. 이렇게까지”라며 감사해하는 모습이 전도를 거절하던 첫인상과 180도 달라져 감사하기도 했고 주님이 일하신 것에 감격스러웠습니다. 퇴소를 앞두고 동기들에게 다시 한번 복음을 전해 주고자 예수님을 만난 간증을 편지로 써서 일일이 전해 주며 꼭 예수 믿기를 거듭 당부했습니다.
5주라는 짧은 기간 훈련소에서 전국팔도에서 온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벌 좋은 동기는 “나는 나를 믿는다”며 으스댔고, “라이트(가볍게)하게 예수 믿는다”며 세련된 척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 예수 믿는 일 자체를 아주 경멸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를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에 피 흘려 죽어 주시고 사랑을 주셨습니다. 예수를 먼저 만난 자로서 주님 사랑으로 대하면서 섬기려 했고 그 모습에 몇몇 동기의 마음이 움직여 감사했습니다.
고작 한 달 좀 넘게 훈련소를 다녀온 제가 장병 간증을 한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그곳에서도 저와 함께해 주셨음은 확실합니다. 주님이 일하시고 제 믿음도 지켜 주셨습니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이지우(새가족청년회 믿음우리)
위 글은 교회신문 <72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