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11-03 17:22:02 ]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기로 결신한 새가족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새가족 부서에 있으면서 예배생활과 교회생활을 안내받는다. 연세중앙교회에 온 지 얼마 안 된 새가족들이 정회원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이들을 주님처럼 섬기고 교회 정착을 위해 눈물 쏟아 기도한 새가족 담당 직분자들이 있다. 우리 교회 새가족여전도회 직분자의 은혜 나눔을 전한다.
새가족여전도회에는 지방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러 오시는 분들도 꽤 있다. 매 주일 어렵게 교회에 왔으나 2부예배만 드린 후 곧바로 귀가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저녁예배까지 드리게 하고 싶은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사를 제공해 드리지 못해 주일을 온전히 지키자고 당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고민 끝에 우리 부 직분자들과 매주 도시락 10인분 이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집사님이 새벽부터 일어나 밥을 지어 오고, 나와 나머지 직분자들이 반찬을 마련한다. 2부예배 후 친교실에 모여 새가족들과 식사하면서 교제를 나누고, 대전에서 오는 한 새가족이 귀가하면서 시장하지 않도록 간식을 챙겨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주중에는 주로 심방을 한다. 같이 식사하다 보면 금세 마음 문이 열리는데, 최근에 교회와 멀어지려는 한 새가족도 꾸준하게 섬겼더니 잘 정착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매 주일 오후에 진행 중인 새가족여전도회 기도모임도 은혜가 넘치고, 새가족들도 기도하면서 예수님을 내 구주로 만나고 있다. 모두 주님이 하신 일이다.
주님 앞에 죄인인 내 모습 발견
새가족여전도회에서 충성하기까지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가 있었다. 몇 년 전 교구장 직분을 맡아 담당한 교구식구들을 잘 섬겨 보려고 죽기 살기로 충성했다.
그런데 당시 목회자세미나에 참가해 은혜받던 중 세미나 마지막 날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최악의 경우까지 이르지 않아 감사했으나, 그 후 걸으려고 하면 후유증으로 어지럼증이 심해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왜 내가 쓰러졌을까를 곰곰이 생각했다.
‘주님, 나는 철저히 죽고 우리 교구식구들 살려 보고자 세미나 기간에 기도하고 은혜받는 일밖에 없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요? 도대체 내게 무슨 죄가 있는 걸까요?’
입원한 지 두 주가 지나자 교회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주일 1부예배라도 드리고 와야겠다 싶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예배드리러 갔는데, 마침 담임목사께서 칠판에 써 놓으신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참소당하지 마라!” 그 글을 본 순간 내가 마귀에게 참소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안에 교묘하게 들어와 ‘영혼 살려 보겠다고 열심히 한 결과가 병들어 거동도 못 하는 네 모습이냐!’라는 마귀의 참소를 발견한 것이다.
또 주님께서 내 마음에 나도 모르는 사이 교만과 자랑의 죄가 있었다는 것을 세밀한 음성으로 알려 주시기도 했다. 당시 집에는 친정부모님을 포함해 아홉 식구가 같이 살고 있었다. 친정아버지는 혈액암을 앓고 계셨고, 친정어머니도 편찮아 끼니마다 식사를 떠먹여 드리고 대소변을 손수 처리해 드려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진짜 주님 일에 목숨 걸며 주님과 같이 다녔다고 생각했으나, 지금 와서 돌아보니 주님은 상관없이 나만 열심히 다닌 것이었음을 주님께서 바로 보게 해 주신 것이다.
예전에 여러 질병으로 고통을 겪었으나, 기도해서 악한 질병을 몰아내고 주님 은혜로 수술 없이 낫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면서 어느덧 내 속에 교만이 싹텄나 보다. 누가 아프면 그 사람에게 공감하며 같이 아파해야 하는데,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는 기도해서 주님이 고쳐 주셨는데…’라며 병마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나도 모르게 판단하고 있었다. 뇌경색을 통해 교만한 내 모습, 연약한 내 모습을 발견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사실을 바로 알고 회개하게 된 것이다.
더 겸손히 주님 심정으로 섬기리
편찮은 부모님을 모셔야 하기에 당시 일정보다 일찍 퇴원했고, 성한 몸은 아니었지만 맡은 직분은 기도하며 끝까지 감당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심방도 기도모임도 원활하지 않게 됐다. 그사이 주님과 나 사이를 자주 돌아보며 기도하곤 했다.
지난날 주님만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님과 뜨겁게 사랑하던 14년 전.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새가족여전도회 직분자로 임명됐고 올해 영혼섬김부장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내가 새가족을 섬긴다고 생각했는데 몇 개월 지나고 보니 새가족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더 훈련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교회 여러 부서에서 직분을 맡다 보니 오랜 친분이 쌓인 성도들은 나를 살갑게 대하지만, 처음 만난 새가족에게 나는 그저 타인일 뿐이었다. 어찌 보면 교회 오라고 계속 귀찮게(?) 하는 사람이어서 때로는 매몰차게 대하기도 한다. 안부를 묻는 말에도 “더는 연락하지 마세요!”라며 날을 세운 말을 듣기도 수차례. 새가족들의 돌아선 마음을 돌리고 풀어 주려면 몇 배나 노력이 들지만, 무시당하거나 애먼 소리 들을 때도 ‘주님께서 나를 더 훈련시키시는구나’라며 기쁨으로 감내한다. 나에게도 저런 쌀쌀맞은 면이 없는지 돌아보게 되고, 새가족들을 섬기는 데만 진심을 다할 따름이다.
담임목사님께서 재림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주님께서 지금 오시면 나는 과연 들림받을 수 있을까?’ 자문해 본다. 금세 내 안에서 ‘아직 주님 오시면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주님께서 당장 오시면 나는 부끄러워서 주님을 감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직도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죄들. 나는 이렇게 악하고 더러운데 그 거룩하신 예수님을, 흠 없는 신랑을 내가 어떻게 만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거룩한 신랑을 맞이할 신부가 되려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
새가족들이 교회에 잘 정착해 담임목사님이 목숨 걸고 전하는 생명의 말씀을 듣고 은혜받고 심령이 거듭나도록 새가족과 하나님 말씀을 연결해 주는 통로. 내 역할은 그것뿐이다. 모든 것은 주님이 하시리라. 내 삶의 주인이신 우리 주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손미애 기자
이은경 부장(영혼섬김1부)
위 글은 교회신문 <7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