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길라와 아굴라] 후회 없는 사랑의 섬김

등록날짜 [ 2022-11-22 14:17:52 ]

매 주일 2부예배를 마친 후 새가족남전도회원들은 월드비전센터 ‘사랑방’에 모여 진실하게 찬양하고 뜨겁게 기도한다. 사랑방 기도모임은 마치 ‘응급실’ 같다. 죄 아래 있던 새가족들도 기도하고 회개하면서 예수 피의 생명을 경험하고, 주님과 사이가 멀어진 이들도 하나님께 부르짖어 간구하면서 영적생활 할 힘을 새로 공급받기 때문이다. 사랑방에 모여 하나님의 응답을 간절히 구하다 보면 각종 질병을 고침받거나 온갖 문제를 해결받는다.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심령이 깨끗해진 새가족들은 방언은사도 받아 기도생활을 힘 있게 이어 가고 있다.


새가족 중에서도 연세 드신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더 쓰인다. 남은 생애가 살아온 날들보다 적으므로 새가족남전도회 직분자들은 그 영혼이 영적생활 잘하다가 영혼의 때에 주님과 영원히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섬긴다. 새가족 어르신들을 섬기다 보면 치매가 오는 일도 있고,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일도 있다. 또 이런저런 사건사고 탓에 교회에 오지 못하거나 신앙생활하지 못할 변수도 많다. 그래서 ‘다음은 없다! 오늘 하나님 말씀을 듣고 은혜받도록 섬기자! 기도하다가 예수님을 만나도록 섬기자!’라는 일념이다.


사랑방 기도모임에서도 어르신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기도하자”라고 늘 당부하며 직분자 서너 명이 어르신 한 분을 위해 손을 얹고 부르짖어 간절하게 기도한다. 사랑방에서 새가족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그렇게 눈물이 흐른다. 주님이 주신 애타는 심정이리라.


지극히 작은 자 섬기라는 주님의 당부

노방전도를 받아 새가족남전도회에 배속된 80대 어르신이 있다. 하루는 직분자분들이 심방하러 댁을 찾아뵀는데 처참한 생활상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전기밥솥을 열어보니 밥이 절반, 바퀴벌레가 절반이었다. 청소는 언제 했는지 집에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벽에 걸린 옷가지들도 매우 낡아 있었다.


어르신이 사용하시는 말을 들어 보면 노숙자처럼 사실 분은 아니신 듯했다. 학식도 풍부하신 분 같았다. 인생에 어떤 큰 풍파를 겪으셨는지 연락하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없이 홀로 궁핍하게 지내고 계신 것이었다. 마음의 상처도 있으신 듯했다.


당시 직분자들은 팔을 걷어붙인 채 어르신 댁 이곳저곳을 깨끗이 청소하기 시작했다. 바퀴벌레도 다 잡고 속옷도 빨아 드리고 목욕탕에 데려가 씻겨 드리고 식사도 대접했다. 두 번째 심방하러 갔을 때는 나도 동행했다. 직분자들은 어르신 댁의 이불을 능숙하게 빨고 목욕탕에 데려가 씻겨 드린 후 새 속옷을 사 드렸다. 우리 교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자 주님 심정으로 전달하는 쌀도 두 포대 챙겨 드렸다. 내가 무언가를 했다는 마음이 아니라 오직 주님 심정으로, 주님의 이름으로 섬겼다.


그렇게 심방을 마치고 다음 날 주일이었다.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새가족남전도회 기도모임에 참석하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려고 세면장 앞에 섰는데 내 마음에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너희들이 섬긴 그 누추한 어르신이 바로 나다.’(마25:34~40)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했다. 주님께서 한마디 말씀을 감동하셨을 뿐인데 서로 섬기라고 당부하신 예수님의 뜻이 전해지는 듯 가슴속에서부터 깊은 울림이 있었다. 새가족 식구들과 모일 때마다 회원들에게 간증을 전하며 서로 섬기자고 당부하고 함께 은혜를 나누었다.


꾸준하게 섬겼더니 어느덧 그 어르신은 처음의 누추한 모습과 달리 얼굴빛이 환해졌고 예배에도 빠지지 않고 사랑방 기도모임까지 참석하시면서 신앙생활을 잘하고 계신다. 귀한 한 영혼 붙들어 주신 주님께 참 감사하다. 끝까지 신앙생활 잘해 반드시 그 영혼 천국 가시기를 원한다.


주님의 부르심, 죽도록 충성할 것 다짐

그동안 새가족들을 7년간 섬겨 왔을 만큼 새가족남전도회는 내게 소중하고 특별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신앙생활이며 건강이며 일상생활에 직격탄을 맞아 직분을 이어 갈 수 없게 되었다. 허리디스크 통증이 심해져 몇 개월 동안 누워 있어야 했고 코로나19 여파로 생계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저런 사정상 몇 개월간 지방에 내려가 있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목사님이 꿈에 보였다. 연약한 모습의 담임목사께서는 목회의 짐이 무겁다고 토로하셨다. 꿈에서 깬 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부족하나마 목회하시는 데 힘이 되어 드려야 한다는 감동을 받아 지난 4월에 상경해 연세중앙교회에서 예배드리기 시작했다. 주님이 다시 나를 불러 주신 것이리라.


한 달 후 새가족들을 섬기라는 권면도 받았으나 몸이 성치 않아 고심했다. 심장 협심증을 앓아 심장에 스텐트(혈관 확장 기구)를 삽입한 상태인데다가 여전히 허리 통증이 심했기에 과연 이런 몸 상태로 직분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며칠 후 담임목사님이 또 한 번 꿈에 나타나 나를 꼭 껴안으시면서 직분자가 권면한 말씀을 잘 따르라고 전해 주셨다. 잠에서 깨어난 후 하나님께서 내게 직분을 맡겨 주셨다는 것을 마음 깊이 깨달아 몸이 부서져도 충성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순종했다. 하반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새가족남전도회 부서에서 심방부장을 맡아 새가족을 섬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그룹장 직분도 감당하고 있다.


주일을 앞둔 토요일이면 모든 개인 일정을 뒤로한 채 전도하고 심방하는 데 매진한다. 지하철 1호선 역곡역에서 오전에 전도한 후 바로 심방에 나간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심방에 나선 탓에 새가족들에게 무슨 말을 전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런데 노방전도 하면서 행인들을 향해 “오늘 하루 행복하세요”,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 안에 생명이 있고 예수 안에서 모든 저주가 떠나갑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강하게 선포하고 심방하러 가면, 성령님께서 역사하셔서 그 영혼을 향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믿음의 권면이 술술 나온다. 오직 주님이 하신 일이다.


‘오늘밖에 없다’ 일념으로 섬기며 신앙생활

담임목사님께서 예배 시간마다 “무엇보다 영적생활이 우선”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다른 누구보다 그 말씀이 더 절실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심장 협심증으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겨 본 적이 있으므로 사람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생사화복은 오직 주님께 달려 있으니 언제 죽더라도 천국 갈 수 있는 믿음을 준비하고 살아야 한다. ‘오늘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충성하고 영적생활을 하려 한다. 우리 새가족 직분자들도 다들 그런 심정으로, 내 영혼의 때를 위해 신앙생활 하고, 새가족들 영혼의 때를 위해 주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셔서 우리를 살려 주신 그 은혜를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부족한 자이지만 오직 주님 은혜에 감사하여 오늘도 주님 명령에 순종하려고 한다. 오늘 하루도 생명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새가족 영혼 살리는 일에 써 주심에 감사하며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할렐루야!  



/ 손미애 기자




문한택(새가족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77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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