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2-12-21 16:14:23 ]
새벽 5시에 기상해 오전 7시 직분자 기도모임에 참석하고, 오전 9시 대성전 입구에서 새가족을 맞은 후 주일 2부예배를 드린다. 새가족과 점심식사를 나눈 후 사랑방 기도모임에 참석하고 곧바로 새가족들과 부별 모임 진행. 또 주일 4부예배와 이어지는 기도모임. 그리고 직분자 회의 등.
주일 새벽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믿음의 스케줄을 나열해 보았다. 하루 동안 진행하는 일정들이 빡빡해 보이지만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로 구원받은 빚진 자로서 당연히 섬겨야 할 일이고, 하루에 세 차례씩 있는 기도모임에 참석해 기도해야 오히려 덜 피곤하고 충성할 힘이 난다. 기도할 때 주님께서 새가족을 섬길 힘을 공급해 주시기 때문이다. 주일 아침 기도 때는 새가족 영혼을 위해 중보기도 하는 데 집중하고, 저녁 기도 때는 하루 동안 새가족을 어떻게 섬겼는지, 잘못한 일은 없었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새가족들이 예수님 만나는 모습 보며 감격
코로나19 탓에 조심스러워하던 주일 점심식사를 최근 새가족에게 다시 제공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식사하면서 친교를 나누면 아무래도 마음 문이 더 빨리 열린다. 식사를 마친 후 사랑방 기도모임에 참석해 기도하는데 기도 열기가 무척 뜨겁다. 코로나19 탓에 3년 가까이 마음껏 기도하지 못한 답답함 때문인지 직분자들은 응답 받기를 사모하며 부르짖어 기도하고 있다. 새가족들도 “마치 흰돌산수양관 성회에 온 것 같다”며 은혜를 듬뿍 받으면서 기도 응답을 체험한다.
얼마 전 77세 새가족이 오른쪽 다리를 수술했는데 그 후 통증이 이어져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했다. 그런데 사랑방 기도모임에서 진실하게 기도하다가 통증이 순식간에 싹 사라졌다고 한다. 그날 진실하게 회개기도 하면서 그 새가족은 방언은사까지 받았다. 기도 응답을 경험하면서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험한 것이다.
새가족이 은혜받기를 뜨겁게 사모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더 은혜받기도 한다. 40대 중반인 한 새가족은 우리 교회에 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도 담임목사님이 전하는 설교 말씀을 듣고 은혜받아 하나님께 감사를 표현하고자 자원해 예물을 드렸다. 얼마 후 4부예배 때 방언은사를 받았고 지난 10월에는 주님과 연합을 고백하는 침례까지 받았다. 하나님 말씀을 사모하고 말씀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순종하니 성령의 역사가 즉각 일어나는 것이다. 섬기는 나도 이렇게 기쁜데 본인은 얼마나 좋을까. 이 새가족을 인도하신 분은 타교 성도였는데, “부하직원이 예수 믿고 신앙생활 잘하기를 바랐는데, 연세가족들이 새가족을 세심하게 섬겨 주는 것을 알고 있어 연세중앙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도록 권면했다”라고 하셨다.
새가족 중에는 배우자를 먼저 보낸 후 외롭게 살고 계신 어르신도 꽤 있다. 세상 어디 의지할 데 없는 분들을 예수 심정으로 따뜻하게 섬기면 마음 문을 열고 복음도 받아들이신다. 어르신들을 만날 때면 “이 땅에 소망 둘 게 무엇 있나요? 이제 천국 가도록 영혼의 때를 준비하셔야죠”라고 말씀드린다. 인생풍파를 다 겪고 육신의 때 끝자락에 선 분들이기에 누구보다 더 믿음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신다.
여든 가까이 된 한 새가족은 복지센터에서 쌀 수급을 받고 계셨는데 그만 신청 기간을 놓쳐 다음 수급까지 기다리셔야 했다. 식사는 잘하고 계시는지 여쭤보니 쌀이 없어 굶고 계신다고 해서 마음이 무척 아팠다. 지역주민을 섬기고자 우리 교회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3년 동안 주님 심정으로 전하고 있는 ‘사랑의 쌀’을 어르신께 가져다 드리며 식사도 대접했다.
몹시 고마워하시며 좋아하셨고 이후 어르신의 신앙생활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예배드릴 때 시큰둥했는데 하계성회, 추석성회에 모두 참가하셔서 은혜받았고, 성회 기간에 “평소 걷기 힘들었는데 오늘은 다리가 너무 가뿐해 뛰어갔어. 힘이 하나도 안 들어. 주님 은혜인가 봐”라고 간증까지 하셨다. 지난 9월 정회원 환영식 때 일반 남전도회로 등반하셨고, 우리 새가족 부서가 좋으셨는지 등반하기를 강력히 거부하는 사태(?)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 신앙생활 하고 계신다. 새가족남전도회를 떠나기 아쉬워하시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우리를 기억해 줘서 감사하기도 했다.
새가족 섬김도 주님이 하신 일
지난 회계연도 5월, 새가족남전도회 조직을 새로 개편하면서 부장에 임명받았다. 내가 누군가를 섬길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새가족남전도회 직분을 처음 임명받았을 때도 부담스럽기만 했다. 항상 은혜만 받을 줄 알고 다른 이에게 사랑만 받을 줄 알았지 남을 섬길 만한 그릇은 못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날을 돌아보니 연세중앙교회를 만나고, 우리 담임목사님을 만나고, 또 그동안 나를 섬겨 준 직분자들을 만나 모든 것이 변했다. 그 복된 만남들이 내 신앙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동안 받은 은혜와 사랑을 나 혼자만 갖고 있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 기도했다.
“주님! 저도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 때문에 새가족이 교회에 정착하고, 나 때문에 새가족이 신앙생활 잘하고, 나 때문에 우리 새가족이 천국 가고, 내가 그 과정의 일부로 기억되고, 주님 일에 충성되이 일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부족한 자를 써 주시는 주님께 항상 감사하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나 역시 신앙생활 할 수 없다. 우리 교회에 와서 기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장 많이 깨닫는다. 기도 가운데 주님께서 나를 만나 주고 인도하셔서 그 은혜로 직분도 감당하고 있다. 내가 특별하거나 잘나서 하는 게 절대 아니다. 뒤돌아보면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고 오직 모든 것을 주님께서 하셨다고 고백한다.
요즘 주일 아침 기도모임에서 이런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강퍅한 마음이 무너지고 콘크리트같이 굳은 마음이 싹 무너지게 해 달라고 말이다. 나도 모르게 그런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기도를 한 날, 기도모임에 처음 온 회원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내렸다. 죄 아래 살아온 그 영혼의 애타는 사정에 감화돼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침 기도회에서 기도한 응답인가 싶었다.
기도한 대로 담당한 새가족들 영혼의 갈망을 잘 파악하고, 그 영혼이 힘들어하면 같이 울어 줄 수 있는 주님 심정과 사랑이 내게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주님과 동일한 심정으로 영혼 섬기는 일에 더 매진하고자 한다. 새가족 섬기는 귀한 일에 부족한 자를 써 주시고 기도할 때마다 응답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이 모든 일을 주님이 하셨다.
/손미애 기자
서흥원 부장(새가족남전도회 8부)
위 글은 교회신문 <77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