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이름으로] 끝까지 섬기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등록날짜 [ 2024-07-11 10:14:36 ]


  노량진성전 시절부터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새로 지어질 궁동성전을 열망하던 시기였다. 그 당시 중등부 담당 교역자에게 교사 충성을 간곡히 권면받았고, 이후 성령님이 인도해 주셔서 오늘날까지 20여 년 동안 중등부 교사로서 청소년들을 섬기고 있다.


신임 교사 시절에는 학생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지 몰라 많이 걱정했다. 미숙한 부분도 있어서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러나 나를 불러 주신 주님께 순종하려고 애썼고, 담임목사님께서 “교사란 부모 심정으로 아이들을 섬겨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아비 심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섬기고자 했다.


지속적인 심방과 기도로 결실 맺어 가

10년 전부터 부모님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거나 친구나 교사에게 전도받아 온 신입반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신입반에는 사춘기가 심하게 찾아와 아파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직 예수를 만나지 못해 목표 없이 방황하고, 생명의 말씀 듣고 얼른 은혜받았으면 좋으련만 예수님을 만나기까지 교회에서 겉도는 학생들 모습이 무척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설상가상 청소년 시기에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어찌어찌 신앙생활 하도록 붙들어 주지만, 성인이 되었다며 스스로 방종하다가 고등부 졸업 후 교회에서 보기 어려워진 학생들도 있다. 오랜 세월 중등부와 신입반을 거쳐 간 학생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에게 예수 복음을 전하고 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오랜 시간 부모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지난 2023년 새 학기를 시작할 즈음, 주님이 간절한 기도에 응답해 주셔서 ‘스포츠 전도심방’을 기획해 학생들을 자주 만나면서 예수님을 전할 수 있었다. 스포츠 전도심방은 한 학생에게서 시작되었다. 하루는 우리 반 정현이를 심방하려고 시흥에 있는 은계중학교에 찾아갔고, 축구를 워낙 좋아하는 학생이다 보니 나와 통하는 부분도 많았다. 심방차 찾아간 학교에서 정현이 친구들도 같이 만났고, 친구들끼리 종종 축구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이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중등부 예배로 인도해야 겠다’는 감동을 받았다.

이때부터 토요일마다 은계중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축구를 하면서 심방을 진행했다. 축구를 하다 보니 ‘한 팀’이라는 의식 덕분에 학생들과 금세 가까워졌다. 경기를 마친 후 편의점에서 음료와 라면을 같이 먹으면서 친분을 쌓아 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며 교회로 초청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은계중학교 2학년 학생 20명이 전도되어 예배드리러 왔고 그중 6명이 중등부 예배에 출석하고 있다. 할렐루야!


축구 심방은 중등부 전도사님의 세심한 심방으로 이어진다. 매주 금요일 하교 시간에 전도사님이 은계중학교에 가서 스포츠 전도에서 친해진 학생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심방하고 있다. 이 중 주일예배 출석을 잘하는 학생들을 초청해 맛있는 음식을 사 주면서 단체 심방도 진행한다.


통통 튀는 럭비공 같은 중학생 남자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다소 부산스럽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하나님 말씀을 듣는 학생들을 보면 그들의 영혼이 복음을 무척 사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이라도 더 복음을 듣고 말씀 들을 기회를 만들고자 축구 심방을 이어 간다.



<사진설명>중등부는 ‘스포츠 전도심방’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축구 경기를 하면서 친해진 학생들을 찾아가 ‘학교 앞 심방’도 지속적으로 진행하자 많은 학생이 주일예배에 와서 정착하고 있다.


또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부모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연락하는 것이 전도와 정착에 있어 핵심이기에 축구 심방과 더불어 학생들이 예배드리러 오도록 더 기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하계성회에서 예수님을 만난 학생 2명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사정 탓에 교회에 오지 못했다. 그런데도 반년 넘게 이름을 불러 가면서 기도를 이어 갔고, 가을과 겨울을 지나 2024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 무렵 풋살전도를 계획해 잃은 양 학생들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꼭 보고 싶어서 애타게 기도했고 두 학생에게도 연락해 보았다.


하나님의 감격스러운 응답 덕분에 올 초 풋살경기장에서 오랜만에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하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운동하며 복음을 전했고 그 자리에서 중등부 예배에 오도록 초청했다. 그때 잃은 양 학생을 3명 더 찾아 주님께 무척 감사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으로 섬기리

신입반에서 학생들을 섬기면서 그간 기억에 많이 남는 아이들이 있다. 그 중 정민이에게는 특별하게 마음이 갔다. 착하고 순하지만 마음에 그늘이 있어 보이는 정민이가 항상 마음이 쓰였다. 언젠가 대화하다가 마음 문이 열려 가정사를 들어보니 조부모님과 함께 편모 가정에서 살고 있고 친구들에게 따돌림도 당했다는 말에 마음이 무척 아렸다.


감사하게도 정민이가 어렸을 때 교회에 다닌 경험이 있어서 설교 말씀도 집중해서 잘 듣고 있다. 혹시나 장난꾸러기 친구들 사이에 섞여 있다가 예배 시간에 방해받을까 염려되어 오롯이 말씀 듣는 데 집중할 환경도 만들어 주었다. 예수님께서 정민이를 만나 주셔서 교회에 잘 정착했고 지난 6월에 등반까지 했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신입반 학생 중에는 교사인 나보다 예배드리기를 사모하는 민철이도 있다. “부모님이 교회 가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중등부 예배에 자유롭게 오기 어렵다”라며 고민을 털어놓는 민철이를 위해 기도하고 격려했더니 요즘은 주일에 지혜를 발휘해 예배드리러 오고 있다. 부모님 주말 계획에 맞춰 교회에 오지 못하는 날도 있으나 꾸준히 예배드리러 와서 말씀 듣고 은혜받는 모습이 기특하다.


많은 학생을 섬기면서 꼭 하는 기도가 있다. 바로 사랑을 달라는 기도이다. 인본주의적 사랑이 아닌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어 주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길 수 있도록 기도한다. 학생들을 섬기려고 기도하면 하나님이 사랑할 마음을 듬뿍 주셔서 감격스럽다. 교사로서 충성하는 기간도 내 스스로 정할 수 없다. 이제껏 다른 부서로 옮기라는 감동이 없어 20년 넘게 한자리에서 충성하고 있다. 부족하더라도 주님이 부르신 자리에서 학생들을 계속 섬기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때가 되면 이루리라!”(사60:22)라는 말씀이 있다. 당장에 변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학생이라도 교사가 포기하지 않고 섬기다 보면 하나님의 때에 주님의 귀한 자녀로, 소중한 다음 세대의 일꾼으로 변화될 것을 믿는다. 학생들을 섬기다 보면 속상하고 힘들 때도 있으나 고된 마음마저 주님께 맡기고 그저 순종하고 인내하고 사랑으로 섬긴다면 다음 세대가 살아나리라는 소망이 샘솟는다. 교회학교 교사로 충성하는 분 모두가 정말 귀한 분들이다.


중등부 교사들에게 이렇게 독려하고 싶다. “맡은 학생들이 주님의 신부 되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말고, 기도하고 심방하고 전도하여 하나님 자녀로 섬깁시다! 하반기에도 우리 주님께서 힘과 능력을 주실 것입니다!” 20년 동안 학생들을 섬길 수 있도록 사용해 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또 아이들을 불러 주셔서 정착하게 하신 주님께 영광을 올려 드린다. 


/정리 박채원 기자 문겸석 교사 (중등부 신입반)

위 글은 교회신문 <85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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