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펜윅 한국 교회 전도기 <22-마지막 회>] 고결하고 훌륭한 한국 복음 전도자들

등록날짜 [ 2011-04-20 10:02:55 ]

성경 공부하러 먼 길 마다 않는 근면성 뛰어나
가는 곳마다 교회 세우는 그들 열정에 탄복

내가 한국에서 캐나다로 떠나기 직전에, 여덟 사람이 내게 성경을 배우려고 80km나 되는 길을 왔다. 그들은 내가 480km 떨어진 곳에서 집회를 인도하기로 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는 크게 실망했다.

나는 출발을 이틀 미루고 그들을 가르쳤다. 그날 시내 우체국 앞에서 그 중 한 사람을 보았다. 스무 살 난 해맑은 청년이었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지고 온 마른 버섯을 팔고 있는 게 분명했다. 버섯 한 묶음은 길이가 70cm에 중심 두께가 20cm가량 되었다.

이튿날 그 청년에게 “어제 시내에서 당신을 보았소. 당신이 가져온 버섯을 내게 팔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청년은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한 묶음에 얼마씩 받았소?” “10센트씩 받았습니다.” “10센트라고!” 나는 놀라서 말했다.
“산에서 버섯을 따는 데 며칠이나 걸렸소?” “열흘쯤 걸렸습니다.” “그러면 하루 일한 대가가 1센트인 셈인데, 너무 박하지 않소?” 그의 동료를 돌아보면서 나는 그가 성경을 공부하러 80km를 걸어올 때 가지고 온 돈이 그게 전부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나는 그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직 버섯이 남아 있으면 다음번에 올 때 내게 가지고 오시오. 좀 더 값을 치러 드리겠소.” “왜 그러시지요? 목사님께서 버섯을 드시나요?” 그는 진지하게 물었다. “아, 저도 조금 먹을 수 있고, 우리 집 주변 한국 사람들은 더 많이 먹을 수 있지요. 그것을 가지고 오시오” 하고 말하자 그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들 중 여섯 명에게 침례를 주었다. 훌륭하고 고결한 사람들이었다. 이 청년은 아직 머리를 땋아 뒤로 길게 늘어뜨린 모습으로 보아 미혼임이 분명했고, 따라서 아직 ‘소년’이었다. 그가 맨 처음 침례를 받았다. “사랑하는 형제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십니까?” 하고 묻자, 매우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던 그 청년은 돌아서서 내 눈을 쳐다보았는데, 초라하고 햇볕에 그을리고 천연두 흉터가 있는 그의 얼굴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그는 내게 대답했는데, “예, 저는 믿습니다”라고 한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그것이 내가 한국에서 누린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거의 침례를 주지 않았다. 대신에 한국인 목사들에게 침례를 주도록 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때에 준 침례를 내 생애 가장 큰 특권들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그 청년은 맨 처음 그리스도께 나올 때 큰 시련을 겪었다고 했다. 친척 중 여섯 집안이 그를 심하게 박해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열네 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심으로써 그는 건실한 생활과 진실한 증거로 세 집안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다.

그를 비롯하여 그와 함께 공부하러 온 다섯 남자는 떠나기 전에 내게 말하기를, “목사님, 우리는 몹시 가난하여서 복음을 전하러 고향에서 멀리 떠날 수 없습니다. 고향 주변에는 신자가 한 사람도 살지 않는 마을이 100군데도 넘습니다. 저희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그들의 뜻을 가상하게 여긴다는 것과 각 사람당 한 달에 얼마 되지 않는 5달러라도 지원해 전도하러 보낼 형편만 된다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우리는 이미 고정 급료를 받는 전도자를 72명이나 두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더 지급할 비용이 없습니다.” 그들은 아주 슬픈 표정을 짓더니, 조금 후에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하고 물었다.

나는 그들에게 성경을 팔도록 대줄 수는 있다고 말하고, 그렇게 하면 한 달에 비용이 75센트나 1달러가량 생길 거라고 말했다. 그들은 기쁨에 겨워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래서 이들은 각각 성경을 잔뜩 짊어지고 그러한 특권을 자부하며 길을 떠났다.

내가 미국에 가기 전에 첫 보고가 들어왔다. 그들 중 한 사람이 하나님께 쓰임받아 교회를 설립했고, 버섯을 팔던 청년은 교회를 두 곳에 더 설립했다는 것이다. 희생하게 하시는 성령께 감화를 받은 결과다. <끝>
『한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말콤 펜윅 저)』에서 발췌


<사진설명> 성경을 배우려고 시골에서 올라온 남자 8명. 뒷줄 맨 오른쪽이 ‘버섯 소년’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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