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4-20 10:06:03 ]
작고한 스위스 제네바 의사며 물리학자인 폴 투르니에(1899~1986) 박사는 결코 낡은 틀에 맞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일뿐 아니라 개인적인 생활에서도 특유의 신선함을 지녔다. 불어를 쓰는 이 스위스 의사는 몸과 혼과 영으로 된 인간을 전(全) 인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의학계에 새로운 접근 방법을 선도했다.
투르니에는 사람을 몸과 혼과 영으로 나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할 수도 없다고 믿었다. 이 셋은 한 존재의 서로 다른 측면이라고 인식했다. 우리 삶의 한 부분이 스트레스로 영향을 받으면 다른 부분도 그 영향을 같이 받는다. 세 방으로 된 꿀벌의 집처럼 사람은 이 세 요소가 합쳐진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의 치료 방법은 만일 육체가 힘을 잃으면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도 힘을 잃으며, 하나님의 목적에 어긋나는 불순종을 가져온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떻게 투르니에는 의학과 정신 심리학에 이런 접근을 하였을까? 지성미 넘치는 투르니에는 뛰어난 의사이자 작가인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전쟁 포로와 그들의 자녀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역할을 맡은 것 역시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의사가 된 후 그는 교회와 옥스퍼드 그룹 활동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의사로서 그의 생활에 실제적 영향을 준 예수 그리스도에게 인격적으로 헌신한 것도 바로 그 그룹을 통해서였다.
그 이후 그의 삶에 일어난 변화를 레슬리 스터비는 이렇게 말했다.
“20~30대를 의사로 보내면서 투르니에는 질병을 진단하고 약을 지어주는 일반적인 치료방법이 충분하지 않다는 확신을 점점 더 굳혔다.”
투르니에는 육체적 건강과 질병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영적이고 도덕적인 생활의 역할을 연구하여 자신의 방향을 용감하게 전환했다. 친구들은 말렸지만, 모험을 시작한 그는 그 일에 열정을 품고 몰두했다. 3년 후 아내의 극진한 격려에 힘입어 그의 경험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의사로서 투르니에는 환자를 그저 하나의 ‘사례’로 취급할 수 없다고 믿었다. 환자를 하나님과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온전한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그는 환자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그는 “환자를 사례의 하나로 보지 않고 독특한 경험을 할 기회를 얻은 특별한 존재로 보려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사로서 그의 삶 저변에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을 향한 목적을 갖고 계시다는 믿음에 대한 헌신이 있었다. 그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죄며, 오직 죄만이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분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죄의 고백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회복한다고 그는 가르쳤다. 그는 동료 의사들이 비난하고 적대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반대했음에도 정신 건강을 성경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는 데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는 성경이 지적하는 죄와 잘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의사들이 사용하는 허튼 정신치료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수많은 환자에게 개인적인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정신 의학계에도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위 글은 교회신문 <23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