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캐리는 콜카타에 있는 어느 교회 강단에 갔을 때 그곳에 있던 낡은 신발 한 켤레를 보고 구두 수선공이던 자신의 초라한 옛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카스트 제도의 가장 낮은 계층인 가죽을 다루는 사람들도 떠올렸다.
캐리는 “나와 같은 가난한 구두 수선공을 위하시고, 또 나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은 누구라도 축복하시고 사용하실 수 있다. 가장 비천한 사람들이 하나님을 신뢰하게 되기를...”이라고 말했다. 실패를 경험했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실패를 극복하고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현대 선교의 아버지’로 알려진 윌리엄 캐리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졸업장이 지식인의 자격을 부여하던 시대에 캐리는 혼자 공부했다. 12세에 라틴어를 정복했고 구두 수선공 의자에 앉아 헬라어와 히브리어를 공부하는 등, 6개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캐리가 세계 선교를 구상하기 시작했을 당시, 교회는 이방인들을 교회가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복음을 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사람들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 교회의 태도에 캐리는 낙담하였지만 좌절하지는 않았다. 그는 각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께 소중한 존재며, 세상 죄를 사하시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돌아가셨으며,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세상 모든 사람이 들을 필요가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는 조카에게 “내가 세상을 뜬 후 누군가 나의 생애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글쓴이를 평가할 기준이 한 가지 있다. 그가 나를 끈기 있는 사람이라고 평한다면 그는 나를 정당하게 묘사한 것이다. 그 이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것이다. 나는 끈기 있게 일할 수 있다. 그것만이 내 유일한 천부적인 재능이다. 나는 분명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인내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끈기 있게 일하는 캐리의 능력을 언급하면서 워런 위어스비는 “어원학자들은 끈기라는 말이 ‘흙을 이기는 사람’이라는 중세 영어 단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덴마크어에 ‘진흙’이라는 뜻을 가진 비슷한 단어가 있다. 끈기 있게 일하는 사람은 기꺼이 발을 흙탕물에 적시면서 자신의 목적지까지 이르려고 물속을 걸어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글을 읽으며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비밀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은 에드먼드 힐러리 경을 생각했다. 힐러리는 다른 사람들이 돌아서 갈 때 자신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고 대답했다.
포기하고 다 집어치울 생각을 하고 있는가? 사직서를 내고 짐을 챙겨 당신을 인정해주고 수고의 대가를 적당히 보상해주는 곳으로 또 옮겨갈 준비가 되었는가? 무엇 때문에 포기하는지를 보면 당신의 성품을 알 수 있다.
세상에 흔적을 남긴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용기를 가지고 끈기 있게 계속 일하라. 아이를 키우는 일이나,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는 일이나, 혹은 비판적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소수 사람에게 설교하는 일이나, 매일 생활 속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수단들이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런 일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