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쓰신 사람들] 베르텔 토르발센

등록날짜 [ 2011-07-12 13:00:01 ]

베르텔 토르발센은 덴마크 조각가며, 망치와 끌을 사용한 사람 중에 아마 가장 위대한 사람일 것이다. 위대한 사람은 천성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베르텔 토르발센은 그 전자에 해당한다.
학창시절부터 그의 작품은 매우 탁월했다. 그의 조각품들은 매우 훌륭했기 때문에 손으로 ‘툭’ 치면서 말을 걸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할 때 그의 작품들을 진열해 놓은 대형 박물관을 돌아보지 않은 사람은 가장 큰 볼거리를 놓친 것이다. 토르발센의 여러 훌륭한 작품 중에서도 특별한 조각품 두 점이 있다. 하나는 1792년 프랑스 왕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친 스위스 호위병 10명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돌을 깎아 조각한 ‘루시네의 사자’라는 작품이고, 또 하나는 코펜하겐 시내 두 곳에서 볼 수 있는 ‘그리스도와 열두 사도’라는 군상(群像)이다.

어떻게 한 작품을 한 도시에 있는 두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일까? 토르발센 기념박물관에 가보라. 그러면 유다 대신 바울이 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리스도와 열두 사도’ 군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박물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성당에서도 같은 조각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에 있는 조각상은 아름답긴 하지만 성당 것과는 비교하지 못한다. 박물관에 있는 것은 회색으로 빛이 발했으나, 성당에 있는 것은 완전한 흰색이다.

박물관에 있는 것은 진흙으로 만든 것이라 도시의 먼지와 흙과 기름과 찌꺼기들을 흡수해서 점차 회색빛으로 변했지만, 성당 안에 있는 것은 대리석으로 만든 것이라 아마도 수세기 동안 아름답게 보존될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다. 대리석으로 조각한 것과 진흙으로 빚은 것을 비교해 보면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지상 교회와 천상 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는 진흙으로 만들어졌고, 또 하나는 찌꺼기와 진흙이 제거된 순전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모습이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감동을 준다. 진흙에서 결코 눈을 떼지 못하기 때문에 순수한 대리석의 실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진흙으로 된 질그릇과 그 속에 들어 있는 보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4:7).
얼룩이 묻고 변색한 진흙이지만 토르발센에게는 대리석으로 만든 위대한 걸작의 본이 되었고, 그 걸작은 작품을 만든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세상에 그 흔적을 남기게 해주었다.

진흙에 대해 해야 할 이야기가 한 가지 더 있다. 너무나 기본적이라 어린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다. 대리석은 조각하기에 힘이 들지만 진흙은 조각가의 손에서 쉽게 움직인다. 솜씨 있는 예술가는 그 손으로 진흙을 빚어 능란하게 그 형상을 만들어간다. 그러나 진흙으로 만든 것과 견줄 만한 작품을 대리석으로 만들려면 망치와 끌이 필요하다.

오래전 구약 선지자인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하나님 백성인 이스라엘을 어떻게 다루시는지 보여주고자 진토(塵土)의 비유를 사용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를 하나님의 손으로 빚으신다. 그리고 때로는 우리를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에 맞는 작품으로 만드시려고 끌을 사용하기도 하신다.

우리는 손과 발을 포함해 모두 진흙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련의 기간들을 견디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대리석이 되어갈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4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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