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1-08-30 19:20:59 ]
BC 850년, 이스라엘에 평화가 왔다. 그러나 표면적인 평화였다. 시리아 왕 벤하닷의 군대는 툭하면 이스라엘로 쳐들어와 포로를 잡아갔다. 어느 날 그들은 열다섯 살도 안 된 유대인 계집아이 하나를 사로잡았다. 성경에 이름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그 소녀는 고위층 군대장관 나아만 장군 아내의 계집종이 되었다.
군대장관 나아만은 그 능력을 인정받아 나라 내에서 영향력이 대단했다.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나아만은 왕에게도 존귀한 자였다. 그러나 나아만은 깊은 근심에 싸여 있었다. 왜냐하면, 가장 무서운 병인 문둥병에 걸린 것이었다. 나아만과 그의 아내는 문둥병을 비밀로 하려 애썼지만, 얼마 못 가 그 비밀은 널리 알려졌다. 결국 이 충격적인 상황은 유대인 계집종에게도 전달되었다.
계집종은 자신이 포로임을 비통해하지 않았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그녀를 담대하게 붙들어주었다. 그녀는 자기 상전에게 복종했고, 또 그들에게 동정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 안주인에게 가서 아주 자연스럽게 제안했다.
“왜 주인님은 사마리아에게 계신 선지자를 만나러 가지 않나요?”
소녀의 여주인은 그 말을 신중하게 받아들였고, 나아만은 이 일을 왕께 전달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왕은 나아만이 선지자 엘리사를 만나러 가도록 즉각적으로 명령했다. 결국 나아만이 돌아왔을 때 그의 무시무시한 병은 치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심오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그의 피부는 깨끗하고 흠이 없어 마치 어린 소년의 건강한 피부처럼 보였고, 무엇보다 그의 마음이 새로워졌다. 이제 나아만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제 이스라엘 외에는 온 천하에 신이 없는 줄을 아나이다”(왕하 5:15). 그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자가 되었다.
어린 소녀의 생애는 두어 문장으로 묘사되었을 뿐 더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그렇지만 그녀의 생활에서 아주 인상적인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그녀는 자기의 일을 아주 잘하는 훌륭한 종이었다. 덕분에 그녀의 말은 주인과 여주인에게 신중하게 받아들여졌다.
둘째, 그녀는 부끄러움으로 말미암아 침묵을 지키는 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주인에게 말을 하기에 자기 신분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나아만의 무서운 병을 고쳐 주실 것이라 믿었고, 하나님께서 그 필요를 채워 주실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의 말은 단순한 몇 마디에 불과했지만,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나아만에게는 새로운 미래가 온전히 열렸다.
그녀의 믿음 때문에 한 생명이 변했다. 보잘것없는 계집종은 결코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위 글은 교회신문 <2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