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1-03 13:35:22 ]
남편 기룐의 죽음은 오르바에게 가장 큰 타격이었다. 그녀는 훌륭한 아내였지만, 그들의 행복은 불과 수년밖에 지속하지 못했다. 그들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었으므로 남편이 죽은 뒤 오르바는 혼자였다.
오르바는 가족 중에서 고통을 경험한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시어머니 나오미도 미망인이었다. 그녀의 동서 롯도 같은 경험을 했다. 죽음이 그들의 남편을 모두 빼앗아 갔지만, 이 세 여인 사이에는 그만큼의 강력한 유대가 생겼다.
오르바와 룻은 시어머니의 사랑과 관대한 태도에 계속 감동했다. 아들 둘을 떠나보내고 그들 중 가장 많은 것을 잃은 나오미는 자기의 이익을 돌아보는 대신, 며느리들의 안녕에 자신을 전적으로 내주었다.
모압을 떠나겠다는 나오미의 결정에 룻과 오르바가 동참했고, 주저 없이 그녀와 함께 떠났다. 그런데 나오미가 길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너희 부모가 계신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 하고 물었다. 그리고 “너희가 내 아들들에게 보여 준 사랑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너희를 축복하기를 바란다. 하나님께서 다시 행복한 결혼을 하게 해서 너희에게 보상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축복의 말을 이었다(룻1:8~9). 순간 멍해진 며느리들에게 자신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나오미는 그들에게 작별인사로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들 셋이 모두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불확실한 장래에 겁이 난 오르바는 나오미를 떠나기로 했다. 그러나 룻은 나오미와 함께 남았다.
마지막으로 시어머니에게 입을 맞춘 오르바는 뒤로 돌아서서 고향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했다. 이방 땅 모압 여인인 룻과 오르바는 히브리인과 결혼하여 이스라엘의 하나님과 접촉했다. 그러나 룻과 달리 오르바는 하나님을 섬기지 않았고, 하나님을 다만 자기 남편과 시댁 식구들의 종교로 남겨 두는 데 만족했다. 그녀는 나오미의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
결정의 순간에 오르바는 ‘모압의 가증한 것’이라고 불리던 모압의 신(神) 그모스를 선택했다. 그녀는 그모스를 이스라엘의 하나님보다 더 좋아했다. “오르바는 그 백성과 그 신에게로 돌아가나니”(룻1:15). 나오미의 이 말과 함께 오르바는 망각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성경 기록에서 그녀의 이름이 더는 나오지 않는다.
성경은 한 사람이 내리는 결정이 영원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그러한 결과는 그의 지상 생활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원한 운명을 결정해준다. 그것들은 그가 천국에 갈 것인지 혹은 지옥에 갈 것인지를 결정해준다.
위 글은 교회신문 <272호> 기사입니다.